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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6:49

어떻게 1억원으로 1,100억원을 벌었나

  • 특별취재팀 | 352호 | 2016-11-21 | 조회수 2,82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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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가 개척한 사업 접수해 CJ그룹에 돈줄 연결
1억짜리 회사 5년만에 누적 순이익 200억원… 계열사도 거느려
축적된 자금력과 그룹의 지원을 무기로 옥외광고 매체시장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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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억원을 투자해서 10년만에 1,000억원 넘게 버는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것도 무슨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이 아닌 영세 중소업체들이나 하는 평범한 옥외광고 대행사업이라고 한다면.
그런데 옥외광고 사업에 1억원을 투자해서 11년만에 1,100억원을 번 사람이 올해 실제로 탄생했다. 대한민국 옥외광고 역사에 전무후무한 불멸의 성공신화를 창조한 사람. 지난 10월 30일자로 CJ그룹 계열사 CJ파워캐스트에 흡수합병된 옥외광고 전문업체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이하 재산컴)의 이재환(54)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동생이다. 옥외광고 경험이 전무한 그는 도대체 어떤 비결로 1억원을 단기간에 1,100억원까지 부풀릴 수 있었을까. 그가 신화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에는 우리 재벌의 문제, 재벌 일가의 문제, 재벌중심 시장경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배어 있다.

이 대표는 2005년 7월 광고대행업을 사업목적으로 해서 재산컴을 설립했다. 본인을 대표이사, 부인을 감사로 등록했으며 두 사람의 직책은 합병때까지 유지됐다. 회사를 만들기 직전 그는 CJ(주)의 상무였다. 재산컴은 설립과 동시에 CJ CGV 극장의 광고대행 사업권을 품에 넣었다. 원래 다른 중소업체가 개척해서 해오던 사업권을 사실상 가로챈 것.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CJ그룹이 기존 사업자로부터 사업권을 빼앗아서 건네준 것이다. 그것도 그냥 준 것이 아니라 기존 물량 12개보다 30개나 많은 CGV의 42개 극장 전체를 몰아줬다. 물량이 늘었으면 단가가 내려가는게 상식인데 CGV는 거꾸로 수수료를 대폭 올려줬다. 당연히 재산컴의 사업은 처음부터 땅짚고 헤엄을 쳤다.

업력이 전무함에도 설립 초년도 5개월 동안 16억원 영업수익에 3억6천만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22%)을 냈다. 영업기간 1년을 다 채운 2년차에는 63억원에 26억원, 42% 실적을 냈고 3년차인 2007년에는 영업수익 87억원에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영업이익률 62%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CJ무터라는 법인을 인수해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 것도 설립 3년차때의 일이다. 2013년에는 투자회사 산수벤처스도 인수했다. 물론 이같은 실적은 CJ그룹의 전폭적 지원 때문에 가능했다. 재산컴이 2007년 말 기준으로 거래가 있는 특수관계자 현황이라며 공개한 CJ그룹 계열사는 CJ CGV, CJ홈쇼핑, CJ(주), CJ미디어, CJ시스템즈, CJ엔터테인먼트, CJ인터넷, CJ조이큐브, CJ지엘에스, CJ투자증권, CJ티브이엔, CJ파워캐스트, CJ제일제당, CJ푸드빌, 엠넷미디어, 프리머스시네마 등 16개나 된다.

대표이사 겸 100% 지분 주주가 그룹 총수의 동생이라는 것 말고는 이들 16개 기업과 재산컴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랫동안 피땀흘려 사업을 개척한 중소업체의 사업권을 무상으로 접수한데다 재벌그룹 계열사들에 돈이 들어오는 통로를 동시다발 개통한 재산컴의 사업은 하늘을 날았다. CGV의 극장 수와 스크린 수도 계속 늘었다. 설립 3년차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씩 잉여금이 쌓여 갔다.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재산컴은 다른 옥외광고 매체들로 눈을 돌렸다. 이 대표는 입찰 참가를 위해 재산컴의 자본금을 5억원으로 늘렸다. 막강 자금력에 그룹 지원을 등에 업은 재산컴은 영세 옥외광고 시장에서 필적한 상대가 없는 최상위 포식자가 됐다. 공항, 지하철, 철도역사, 버스, 전광판, 쇼핑몰 등등. 입찰로 시장에 나온 옥외광고 매체 가운데 재산컴이 목표로 삼은 매체들은 거의 예외없이 재산컴 수중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설적이게도 영세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도입한 공정거래법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재산컴의 옥외광고 시장 공략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규제에 걸린 재산컴이 그룹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외부거래 일감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매체를 빼앗긴 기존 옥외광고 업체들은 폐업을 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등 재산컴 성장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옥외광고 업계는 대책기구를 꾸려 재산컴과 CJ그룹에 시장잠식 자제를 호소하고 항의도 해봤지만 재산컴의 매체 싹쓸이 행보는 멈춰지지 않았다. 설립 10년만인 2015년 재산컴의 영업수익은 721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자산 957억원, 미처분이익잉여금은 595억원에 달했다.
CJ그룹의 4세 승계 포석에 따라 재산컴은 지난 10월 CJ파워캐스트에 흡수합병되고 합병 CJ파워캐스트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가 됐다. 합병 공시때 발표된 이 대표의 매수청구권 주식 가격은 주당 106만 9,297원으로 총 1,069억원에 달했다. 합병반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 당장 현찰로 챙길 수 있는 돈이다. 이 대표는 2006년에 1억8,000만원, 2007년에 5억원을 배당받았다. 회사설립 직후에 투자금의 7배 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 설립 이후 합병될 때까지 계속해서 부인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적지않은 급여도 받아왔다.
전무후무 불멸의 옥외광고업 성공신화로 기록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듯하다.

특별취재팀[ⓒ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69억원 종자돈 재투자‥ 수천억원 부풀리기 시동?

재산컴, 파워캐스트에 합병돼서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화
그룹 경영권 승계의 기반회사 지분 20% 확보… 회장 자녀와 한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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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기업 가치는 2016년 9월에 1,069억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주식 100%를 갖고 있던 이재환 대표는 지난 9월 27일까지 CJ파워캐스트와의 합병반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 이 평가액 1,069억원을 현금으로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대신 합병 CJ파워캐스트의 모회사가 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20.5%를 챙겼다. 재계에는 이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20.5%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판단, 현금 1,069억원을 포기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견해의 근거는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구도다. 건강이 안좋은 이재현 회장은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서두르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주회사 CJ의 주식 42.12%를 자녀에게 넘기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의 CJ 주가를 기준으로 1조원이 훨씬 넘는 상속세가 필요하다. 상속세 자금줄 회사로 CJ올리브네트웍스가 꼽히고 있다. 자녀의 지분이 많기 때문이다. 승계를 위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재계 및 언론이 재산컴을 CJ파워캐스트와 합병시켜 CJ올리브네트웍스에 자회사로 편입시킨 배경을 승계 자금줄 회사의 몸집 키우기로 해석하는 이유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매출액은 2010년 2,057억원에서 2015년 1조1,422억원으로 폭증했다. 합병 CJ파워캐스트의 자회사 편입을 배제하고도 올해 매출액 30%, 영업이익 46%, 순이익 63% 신장이 예상되고 내년이면 그룹내 가장 큰 이익원 회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도되고 있다. 합병 및 자회사화를 거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구조는 CJ 55%, 이선호(이 회장 아들) 15.7%, 이경후(딸) 5.4%, 이재환 20.5% 등이다. 단순 비율만으로는 이 대표가 2대 주주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몸집이 커지면 비례해서 이 대표의 지분 가치도 커진다. 1억원 종자돈을 옥외광고 사업을 통해 1,069억원으로 부풀린 이 대표가 1,069억원을 다시 종자돈으로 해서 얼마나 부풀릴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몸집이 커지려면 자회사인 옥외광고 주력업체 CJ파워캐스트의 몸집도 커져야 한다. 국내 옥외광고 시장은 정체 상태다. CJ파워캐스트의 몸집이 커지면 옥외광고 시장의 다른 영세 중소업체들의 몸집은 더욱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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