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이 몰고 온 파장이 옥외광고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하반기에 예정됐던 주요 정치권 및 지자체 행사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광고매체대행업계와 실사출력업계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지난 12월 6일 최순실 사건 청문회에 일제히 불려 나가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광고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 붙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12월 22일 개최 예정이었던 ‘2017 조선해양의 날’ 행사가 취소됐다. 2004년 첫 개최 이후 행사가 열리지 않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물론 조선업계의 불황이 주요 원인이지만 최순실 사건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 조선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새누리당 대구·경북지역 시·도당은 계획했던 행사 등을 연기 또는 취소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지난 10월 28일 계획했던 시당 당원 단합대회를 잠정 연기했다. 또 당분간 각종 행사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고 밝혔다. 경북도당도 같은 달 29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2017 대선을 대비해 조직강화와 외연확대를 위한 ‘주요당직자 제2차 임명장 수여식 및 발대식’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잠정 연기했다. 또 지난 11월 2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중부권 정책협의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날 대전·세종시와 충남·충북·전북·경북·강원도 등 7개 광역 지자체 시·도지사가 참석해 공동 추진할 수 있는 8개 항의 정부 공동 건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어수선한 마당에 지역 현안 해결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한들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을뿐더러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 어느 지역이 먼저랄 것도 없이 연기에 합의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전망됐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제2센터 개소식도 연기됐다.
▲옥외광고업계, 돈줄이 더 말라가는 느낌 “정말 광고 유치 힘듭니다. 기업들이 홍보 지갑을 열지 않아요” 서울에서 광고매체대행사 A사의 김 모 대표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광고매체대행업을 하면서, 올해처럼 힘든 해도 드물 것 같다”라며 “여름에 잠깐 반짝하다가, 가을에 최순실 게이트가 열리면서, 기업들이 일제히 광고 집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A사 뿐이 아니다. 대부분의 광고매체대행사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돈을 풀어야, 그 돈이 아래로, 또 아래로 스며드는데, 대기업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면서, 돈줄이 말라 버렸다”라고 꼬집었다. 실사출력업계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불법 현수막 단속 등으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데,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결정타를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매년 새로운 아이템으로 겨울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는데, 그 물량이 지금쯤 발주돼 나와야 한다. 그런데 아직 소식이 없다”라며 “아무래도 최순실 사건 여파로, 대기업들이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출력물 물량이 반짝 늘어난 곳도 있다. 광화문 시위에 사용될 프랭카드와 현수막 제작 의뢰 때문이다. 충무로에 위치한 C 출력업체는 급발주 물량에 손발이 쉴 틈이 없다. 매주 토요일 개최되는 광화문 시위가 7회 연속 진행되면서, 시위 때 사용된 후 폐기된 물량 만큼을 다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다행히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반짝 특수를 누리는 셈이지만, 광고업계는 전반적으로는 빙하기다. 하루빨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게끔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