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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17:30

‘철판을 자른 것뿐인데, 멋이 난다’

  • 신한중 | 360호 | 2017-03-31 | 조회수 1,79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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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밤에도 과하지 않은 매력의 철제 간판

거리를 걷다 보면 가끔 철판을 뚝뚝 잘라서 그냥 걸어놓은 듯한 간판들을 만나게 된다.
이 간판들은 대세인 채널사인처럼 매끈한 모양세를 갖추지도 않았고 세련된 조명이 뿜어지는 것도 아니다. 투박한 듯 단순한 생김세일 뿐인데, 볼수록 멋스럽다.
사실 이런 철제 간판의 경우 흔히 사용되지는 않는다. 볼륨이 있고, 조명도 켜지는 LED채널사인에 비해서, 시인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까닭이다. 그래서 ‘삐까번쩍’하게 빛나는 도시의 대로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저마다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재촉하듯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매장의 간판들 틈새에서는 그 미학이 온전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되레 이질적인 느낌을 전하기 때문이다.
철제 사인은 아크릴이나 폴리카보네이트 간판처럼 빛이 투과되지 않기 때문에 내부조명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외부조명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대다수이고 철판에 구멍을 뚫어 내부조명을 적용한다 해도 은은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뿐 다른 간판처럼 화려한 야경을 선사하진 않는다. 때문에 철제 사인이 어울리는 곳은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는 자리가 아닌 도심의 한 구석, 고즈넉이 자신의 모습을 지킬 수 있는 바로 그런 장소이다. 낮에도 밤에도 과하지 않은 멋스러움. 바로 철제 사인의 매력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런 철제 간판을 쓰는 업소의 경우 대부분 상호 자체도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참 좋은 당신’, ‘필 굿’처럼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상호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아마도 감성적인 상호에 맞춰서 아날로그적이고 절제된 디자인인을 찾는 과정에서 이런 사인을 쓰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런 형태 철제 사인은 철판을 레이저 조각기 등의 장비로 가공해 제작된다. 보통은 채널사인처럼 글자를 두고 배경을 제거하는 양각형 제품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매장의 특성과 점포주의 특성에 따라서는 큰 철판을 두고 글자를 파내는 음각형 간판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어느 방식을 사용한다고 해도 특유의 매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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