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잇따라 층수규제 완화 나서 3층 → 5층, 7층 등 벽면 간판 허용 층수 상향조정
생활형 간판을 부착할 수 있는 건물 허용 층수가 대폭 완화되고 있다. 그동안 건물 3층 이하에만 설치가 가능했던 법적 제한이 풀리면서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건물의 5층이나 7층까지 허용하는가 하면, 아예 전면허용 등 파격적인 완화를 추진하는 곳도 있어 주목된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가 규제 완화를 선도하면 지방이 뒤쫓아가던 과거의 패턴과 달리 층수규제 완화에 관한한 지방이 규제 완화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사실 옥외광고 관련 협·단체를 비롯해 담당 공무원 및 광고주 등 이해 관계 당사자들은 정부에 오래전부터 생활형 간판의 설치 허용 층수를 완화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건물이 점점 고층화되고 있지만 법이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고층에 입점한 상업 점포들은 간판을 달지 못하고 돌출이나 주출입구 간판 등으로 이를 대신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 없이 개정된 옥외광고물 법령에 이같은 현실은 계속 반영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법과 현실의 격차는 많이 벌어졌다. 행자부는 그동안 수도없이 이어진 법령 개정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간판의 표시방법에 대한 규정이 지자체 조례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행자부는 표준조례안에 허용 층수를 기존의 3층 이하로 그대로 유지했으나 지자체들의 조례 개정 과정에서 완화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조례 개정을 이어가고 있는 지자체들은 요지부동인 행자부와 다르게 현실과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변화를 택했다. 일례로 대구, 경기, 대전 등은 최근 조례 개정을 통해 벽면 간판의 허용 층수를 건물 5층 이하로 완화했다. 지자체마다 내용은 약간씩 상이하나 실질적인 의미는 대동소이하다. 어떤 지자체는 5층까지 판류형과 입체형을 동시 허용하는가 하면, 몇몇 지자체는 4층 이상에는 입체형 간판만 설치하도록 일부 제한을 두기도 했다.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한 지자체도 있다. 전남도는 “건물 3층 이하의 앞 벽면에 판류형 또는 입체형을 표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상업지역·공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의 경우 시 지역은 7층 이하, 군 지역에서는 5층 이하의 층에는 입체형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필요한 경우 7층까지도 간판 설치를 허용한 셈이다. 조례 대신 고시를 통해 벽면 간판의 허용 층수를 완화해 준 곳도 있다. 세종시는 지난 3월 ‘옥외광고물 표시제한 특정구역 지정고시’를 개정, 건물 2층 이하에만 허용한 벽면 간판의 설치를 건물의 전 층으로 확대했다. 3층 이상 설치시 옥외광고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제한적 규정을 두고 있지만, 다소 파격적인 완화책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 이어진 조례 개정 작업과는 무관하게 이미 건물의 모든 층에 간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은 바 있다. 또한 부산과 울산 등도 일찍이 건물 5층까지 벽면 간판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이같은 행보의 특징은 그동안 서울시가 전국 지자체를 선도하며 모델을 제시하면 지방이 이를 따라갔던 패턴과 다르게 이번엔 역으로 지방에서 혁신적인 조례안을 만들어서 현실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의회 심의 계류중인 개정 조례안에 간판 설치 허용 층수를 종전대로 3층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 혁신적 행보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국은 서울시 역시 규제 완화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