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저격수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에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 등용 ‘기울어진 운동장’ 재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골목상권 보호 최우선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경제개혁에 나서면서 옥외광고시장의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일궈온 옥외광고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새 정부는 출범 초반 ‘경제 검찰’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지명한데 이어, 경제 정책을 총괄 기획할 청와대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해 경제팀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재벌개혁 메스든 ‘김&장’… 칼끝은 범 4대 재벌 두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붙는 수식어는 ‘재벌 저격수’다. 이들은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로서 재벌의 부당내부거래와 기형적 기업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벌 개혁을 강조해 왔다. 이들의 등용에 따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그동안 대기업들의 고질적 문제 개혁과 더불어 골목상권 보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가 첫 간담회에서 골목상권 문제 및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대기업들의 긴장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김 후보자가 밝힌 재벌개혁의 타깃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해 CJ, 신세계 등 범 4대 그룹이다. 이들 그룹이 우리나라 기업의 총자산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경제력 집중 억제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지배력이 집중된 범 4대 그룹에 집중해 엄격한 공정거래법 집행 요구하면서, 나머지 기업에는 자발적 구조조정에 나서도록 유도한다. 특히나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해 취임 초반에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불공정거래 등의 고질적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자는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해서는 범 4대그룹에 좀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감시, 조사하겠다”면서 “중하위 대기업집단도 엄격한 법 적용에 예외는 없겠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는 게 시장플레이어에 보내는 일관된 메시지”라고 밝혔다.
▲재벌 개혁의 시작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정부의 재벌개혁은 먼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과징금 등 제재를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 카르텔(담합) 등 불법행위가 적발돼 입게 되는 불이익이 매우 커지는 방향으로 과징금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재벌 불법행위를 전담 조사하며 ‘재벌 저승사자’로 명성을 떨친 공정위 조사국이 ‘기업집단국’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강한 압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총수 일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기준을 20%로 낮춰 규제를 확대하는 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규제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연간 거래액 200억원 미만, 거래 상대방 매출의 12% 미만의 요건을 맞춰야 한다. 이와 관련 4대 그룹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조사할 기업집단국을 만들어 ‘선봉대’로 내세운다. 국민정부, 참여정부 시절 존재 조사국과 같은 역할을 할 기업집단국은 시장경쟁제한 분석, 일감 몰아주기 감시 등을 주 목표로 하는 공정위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목상권 보호 우선… 옥외광고시장도 변화 기류 예상 김 후보자는 골목상권 문제를 우선적 챙겨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고 영세사업자의 삶을 개선하면서 서민 삶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유통·프랜차이즈 대기업의 납품이나 가맹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되며, 같은 흐름상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복합쇼핑몰 의무 휴업’ 등과 같은 유통 대기업 규제 법안의 실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골목상권 문제가 워낙에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는 상태여서 의욕이 앞선 채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정확한 실태 파악부터 나선다는 게 김 후보자의 의지다.
이런 재벌개혁, 골목상권 해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된다. 그는 “재벌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재벌개혁으로 공정한 시장경제를 재확립해 한국경제에 활력을 다시 살리고 중소기업과 서비스 부문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게 평소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벌 개혁론자인 김상조 후보자와 장하성 정책실장 등용에 따른 변화에 대해 옥외광고업계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CJ와 대형 언론사들이 무분별한 시장 진입에 따라 중소기업이 고사해 가고 있는 작금의 옥외광고시장에도 변화의 기류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서다. 한 옥외광고 매체사 관계자는 “CJ 등 재벌 기업들이 자본력과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적 행태를 통해서 시장의 장악해 감에 따라 기존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옥외광고업계 중소기업들의 생존을 보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