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으로 한 것 맞아?’ 나무 현판 위에 새겨진 글자 하나하나가 도저히 사람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마치 나무 위에 인쇄라도 한 듯 명조체나 흘림체 등의 서체가 현판 위에 완벽하게 구현돼 있다. ‘나무 간판의 달인’ 강오원 씨의 작업물들이다.
■나무와 함께한 50년 인천 남구 숭의동 목공예 거리 한복판에 자리잡은 고전공예사. 나무 간판에서부터 수제가구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가치있는 생활용품으로 변신하는 곳이다. 언뜻 평범한 공예사로 보이는 곳이지만, 나무를 다루는 주인장의 솜씨가 범상치 않다. 얼마전 지상파 방송 SBS의 유명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을 통해서 ‘나무 간판의 달인’으로 소개된 바 있는 고전공예사 대표 강오원씨는 마치 고무같은 부드러운 소재를 다루듯 나무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나무 간판을 만드는 손놀림은 빠르면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다. 나무는 단단하고 결이 있는 특성을 지닌 만큼, 그 위에 무엇인가를 새긴다거나 깎아내는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마치 고무를 다루듯 나무를 부드럽게 깎아내려간다. 그의 손에서는 나무 현판 작업도 손쉽게 느껴진다. 실제로 그는 현판 작업을 ‘쉬운 작업’이라 말한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단지 저는 그 일을 오래했다는 데서 차이가 날 뿐이죠.” 그도 그럴것이 이미 그의 나무 공예 업력은 50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겼다. 50년이 넘는 시간은 그에게 나무의 결을 예측하고 읽을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남겨줬다.
■나무 가구에서 나무 간판까지 그는 목공일을 17살때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목공소에서 일을 배우는 수준이었지만 경력과 남다는 재능이 쌓이면서 그의 작업물들은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 지금처럼 장비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가구에 문양을 새겨넣던 시절, 그는 바로크가구의 작업을 도맡아했다. 그러면서 그의 작업은 한층 수준 높아지고 업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가구에 손으로 문양을 새기는 일은 거의 없어요.” 대신 최근에는 수제가구에 대한 주문이 많아져 가구에 문양을 새기는 일에서 수제가구 제작으로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나무 간판을 제작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다. 특히 나무 간판을 잘 만든다는 입소문이 여기저기 나면서 먼 지방에서도 작업 의뢰가 들어온다.
■공예 강의 통해 후배 양성도 달인의 경지에 오른 그의 재능은 비단 공예사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후배를 양성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는 것. 그는 공예사 뒤켠에 마련된 공간에서 공예 아카데미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에게 공예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공예 취미 혹은 지망생들이 있어 시작하게 된 강의. 6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그는 낮에는 공예 작업을 하고 밤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여념이 없다. 일평생을 목공예에 바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있기에 ‘나무 간판, 나무 가구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은 아닌지. 오늘도 나무들은 그의 손을 거쳐 가치있는 물건으로 변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