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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21:42

내년 최저임금 급등에 속타는 실사출력업계

  • 이석민 | 369호 | 2017-08-16 | 조회수 3,305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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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을 줄여야 하나? 실사출력물 가격 올려야 하나? 고민 깊어져
후가공 자동화 장비 공급업체는 “기회 왔다” 화색

실사출력업체들이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걱정이 쌓이고 있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2018년 최저임금을 시급 7,530원으로 16.4%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안을 두고 실사출력업계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가 더 강하다. 우선 인상안의 폭이 너무 높다는 반발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영세한 실사출력업체들은 현수막 등 단발성 또는 단순 작업성 출력물 생산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정규직 고용보다는 일감이 있을 때마다 아르바이트 학생 또는 인근 주민들을 한시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 하루 10시간 근무할 경우 6만4,700원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7만5,300원을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26일 근무했을 경우 1인당 168만2,200원을 지급해야 하던 것을 내년엔 같은 기간 동안 195만7,800원으로 올려줘야 한다. 성수기 때 3명을 고용하면 올해보다 내년엔 최소 82만6,800원이 인건비로 더 지출되는 셈이다. 정규직을 채용할 경우엔, 각종 보험료와 수당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은 더 높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근로 의욕을 고취시켜 생산성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으나, 영세 자영업에 속하는 실사출력업체 입장에선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라며 “각종 세금과 공과금, 공장 임대료 등도 해마다 오르고 있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폭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실사출력물 가격도 최저임금 상승에 맞춰 16% 이상 올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사소재유통업체인 프라임젯 강수진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들의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이라는 표현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실사출력업체가 위치한 공장은 건물 지하가 많고, 2층 또는 3층에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이 때문에 실사소재 배송을 맡은 직원들은 힘겨운 노동 때문에 이직율이 높은 상황인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최저임금을 올려버리면, 실사소재 배송직원들은 상대적 노동 강도에 따른 박탈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했다. 강 대표는 “비록 우리 회사 직원들은 편의점 알바보다는 많은 급여를 받고 있긴 하지만,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노동과 비교해 임금의 격차가 좁아지면, 누가 이런 험한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열악한 실사소재유통업의 특성상 급여를 파격적으로 올려줄 수도 없는 입장이고 진퇴양난이다”라고 말했다.

▲자동화 장비 유통업계에겐 ‘기회’
최저임금이 2020년 1만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성장의 ‘기회’가 온 것으로 판단하는 업체들도 있다. 바로 실사출력업체들에게 ‘후가공 자동화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현재 실사출력업계는 출력장비로 제품을 생산한 뒤 직원들이 손으로 직접 재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품의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가 크지만 그보다는 후가공 자동화 장비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업주 입장에선 더 강하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조만간 1만원까지 올라갈 것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자동화 장비를 판매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디지털 평판 커팅기(비닐, 폼보드, 아크릴, 가죽, PET 소재의 정교한 커팅 가능)의 가격이 7,000만~3억원 선으로 형성돼 있는데, 시장에서 주문량이 많아지면 장비의 가격은 절반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최저임금 1만원일 경우 근로자 1인당 하루 8시간 근무 , 26일 근로일 경우에 208만원의 급여가 지급된다. 2년이면 4,992만원이다. 따라서 근로자 2명을 자동화 장비로 대체하게 되면 1억원에 가까운 장비를 확보해 출력물 생산에 투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미국과 유럽 등은 이미 10년 전부터 자동화 시스템이 완비된 상황이다”라며 “우리나라도 곧 자동화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실례로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실사출력업체인 인큐브는 2억원대의 디지털 평판 커팅기를 도입한 후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 회사 박헌진 대표는 “어깨 띠 출력물 8천개를 자르는데 사람의 손으로 할 경우 2명의 근로자가 약 8일 동안 매달려야 하는데, 디지털 평판 커팅기로 작업하면 2일이면 모두 끝난다”라며 “장비 구입 비용이 큰 부담이긴 하지만 실제로 회사 운영을 위한 여러 고정 비용 등을 감안하면, 자동화 장비 구입이 더 이익이다”라고 말했다.

이석민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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