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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18:40

‘디지털 옥외광고’ 전도사역 고위직 2명 행안부 떠나

  • 이석민 | 370호 | 2017-08-31 | 조회수 2,968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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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차관 자진 사퇴… 심덕섭 실장은 보훈처 차장으로
업계, “문제 많은 디지털광고 올인정책 기조 바뀔까” 기대감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디지털 옥외광고의 전면 허용을 골자로 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개정 등 디지털 옥외광고 확산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추진할 때 주역을 맡았던 최고위직 간부 2명이 거의 동시에 행안부를 떠났다. 때문에 당시 행안부가 옥외광고 산업 진흥법을 내세워 오히려 옥외광고 산업계를 말살하려 한다며 극력 반발했던 옥외광고 업계는 그동안 형성돼온 행안부의 디지털 일변도 옥외광고 정책 기조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디지털 옥외광고 전면 허용에 초점을 맞춘 법령개정 추진에 가장 앞장을 섰던 것으로 알려진 김성렬 행안부 차관은 지난 5월 차관직을 사퇴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법령개정 추진 과정에서 언론매체 인터뷰와 기고 형식의 다수의 글을 통해 디지털 옥외광고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디지털 옥외광고 전도사 역할을 했다. 김 전 차관은 특히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는 미국의 타임스 스퀘어가 연간 5,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1,100억달러(약 124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파한 뒤 행안부의 법령개정 및 자유표시구역제도 도입으로 2017년에는 이 땅에서도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를 빗대 우리나라가 법령 개정을 통해 디지털 옥외광고를 활성화시키면 수십조원의 경제가치 창출과 수백만명 관광객 유발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간접 암시한 것.

그는 다른 기고문에서는 한국옥외광고센터의 전망을 근거로 디지털 옥외광고를 통해 국내에서 연간 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에 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환상적인 디지털 옥외광고 예찬론을 펼쳐 옥외광고 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저항을 샀다. 한국옥외광고센터는 산업 전망이나 분석과 전혀 무관한 행안부 산하 조직이다. 김 전 차관은 같은 기고문에서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일시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교육, 컨설팅, 기술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지금까지 행안부가 기존 사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흔적은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전 차관과 함께 행안부의 대표적인 디지털 매니아로 꼽혀온 심덕섭 지방행정실장은 지난 7월 국가보훈처 차장으로 전보돼 행안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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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전 실장은 지난해 행안부가 디지털 옥외광고의 전면 허용을 목표로 병행해서 추진했던 현수막 규제에 팔을 걷어부치고 앞장을 섰던 인물. 직접 가두로 나서서 어깨띠를 두르고 현수막을 든채 불법 현수막 근절을 외쳤다. 심 전 실장은 김 전 차관이 사퇴한 직후인 지난 6월 초에는 행안부 주최로 열린 ‘디지털 옥외광고 포럼’에서 “디지털 옥외광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기금을 마련,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디지털 옥외광고 확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런데 그동안 김 전 차관과 심 전 실장이 주도한 디지털 옥외광고 전면 허용 정책은 실제로는 법령의 개정 및 뒤이은 지자체 조례 개정 과정에서 흐지부지된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행안부는 최근 또다시 디지털 옥외광고에 초점을 맞춘 옥외광고물 법령의 전면개정을 천명하고 추진 로드맵과 세부 추진 과제를 밝히는 등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시점은 7월 초였지만 사전 준비 등을 감안하면 김 전 차관과 심 전 실장의 영향력이 짙게 작용한 결과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가장 강력하게 힘을 실었던 차관과 실장 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더구나 업계의 저항과 반발이 여전한 상태에서 행안부의 디지털 옥외광고에 방점을 찍은 또 한 번의 법령 개정 작업이 이전처럼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흥법의 진흥 대상인 옥외광고 업계가 반대하고 실제 법령을 집행하는 지자체들도 반대하는 문제가 많은 디지털 옥외광고에 행안부가 또 올인을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사람이 바뀌면 잘못된 정책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석민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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