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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인의 세계로 43- 캘리그라피 간판
- 신한중 | 374호 | 2017-11-03 | 조회수 3,00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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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손글씨의 매력, 간판 속에 녹아들다
정형화를 벗어난 서체로 간판에 색다른 개성 부여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글씨’는 수기가 아닌 프로그램을 통해 통해 만들어진다. 서류작업을 하고, 일기를 기록하며, 편지를 쓰는 것까지 컴퓨터에 저장된 서체를 통해 기록되고, 인쇄된다. 이것은 도시의 언어라 일컬어지는 ‘간판’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거리를 장식하는 대부분의 간판들 또한 프로그램상에 저장된 서체를 사용해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불리는 손글씨 디자인이 사회 전반에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간판에도 이런 캘리그라피를 사용해 업소의 개성을 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서체라는 의미의 캘리그라피는 디자인과 서예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꼴을 만들어내는 타이포그라피의 한 분야다. 문자를 단순한 언어 수단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그림이자 이미지로서 만들어 내는 새로운 예술이자 디자인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캘리그라피는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상의 서체보다 훨씬 다양하고 실험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정형화된 서체가 주는 딱딱함이나 평범함 해소시키고 보다 자연스러운 정서를 강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초기에는 영화 포스터나 제품 패키지 위주로 쓰였는데, 최근에는 간판 디자인 분야에서도 활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정부의 간판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간판이 규격화 되면서 캘리그라피를 사용하는 일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는데, 획일화된 채널사인들 속에서 눈에 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개성적인 서체이기 때문이다. 소재적 측면에서만 차별화를 꾀해왔던 기존의 간판 디자인과는 또 다른 디자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캘리그라퍼 김세라 씨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필성(筆性), 즉 자기만의 ‘글씨 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글씨꼴을 보고 거기에 묻어나는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성•감각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며 “간판에 적힌 상호의 서체에서도 사람들은 가게의 이미지를 판단하게 되는 까닭에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고유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캘리그라피를 의뢰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간판의 경우 사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손으로 직접 쓴 사인이 일반적으로 활용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간판시장에서 이 서체는 전혀 새로운 기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복고풍 정서의 부활, 자연주의 디자인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접촉에 비해 사실 캘리그라피란 명칭의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는 만큼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에는 캘리그래피 명인들의 글자체로 만든 캘리그래피 서체가 프로그램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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