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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22:25

<발행인 칼럼>“센터가 행안부를 갖고 놀 것”… 예언은 적중했다

  • 편집국 | 376호 | 2017-11-16 | 조회수 2,622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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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광고물 전수조사 즉각 중단시키고 감사·수사 요청해야

#1 “행자부는 참 바보예요. 얼마 안있으면 센터가 행자부를 갖고 놀 겁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거지요”-지자체 공무원

#2 “센터는 우리 말도 잘 안들어요. 죽겠어요. 들을지 안들을지 모르지만 얘기해 볼께요” -행안부 센터담당 과장

#3 “욕은 행안부 공무원들이 먹고 있는데 행안부가 센터를 믿고 맡겼다가 된통 당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지요”-전직 공무원

#1은 지난해 9월경 행안부(당시는 행자부)가 옥외광고센터 직원 2명을 파견근무 형식으로 지원받아 정부 업무를 맡긴지 얼마 후 한 지자체 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행안부가 자신들의 몫인 행정 업무를 센터에 슬금슬금 넘기고 센터 직원들을 행안부로 파견까지 받아 행정업무를 맡기고 있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묻자 지자체 공무원은 그 부작용이 어떠할지를 그렇게 예언했다. 그는 행안부 공무원들은 광고물 업무를 맡으면 다른 부서로 도망가기 바쁜데 센터 직원들은 붙박이라서 일단 센터가 행정업무에 접근만 되면 전후사정이나 전문성에서 게임이 안될 거라고 했다. 거기다 행안부에 직원까지 박아 놓은 셈이니 돌아가는 속사정을 손금보듯 꿰뚫어 볼 거라면서 센터가 행안부 머리 위에 올라앉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2는 올해 2월경 센터가 서울 강변북로에 추진중인 전광판 야립과 관련해 SP투데이의 취재요청을 받고는 행안부 담당 과장이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센터가 일체 답변을 안해주니 대신 좀 알아봐달라며 부탁을 하자 담당과장은 “센터가 답을 안해줄 이유가 없는 내용이다. 답변을 해주라고 얘기하겠다”면서도 자신의 지시가 묵살될 것을 예상했음인지 그같은 하소연을 덧붙였다. 지시 때문이었을까. 질문에 일체 불응하던 센터는 “지금은 답변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니 시간을 더 달라”며 일단 반응을 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이후 요청한 답은 영영 오지 않았고 행안부 과장의 지시는 결국 묵살됐다. 당시 행안부 과장은 보임 6개월차의 ‘새내기’였고 센터의 담당자인 팀장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의 ‘붙박이’였다.

#3은 지난 8월 행안부와 센터, 미래부 산하 한 협회가 공동 주최자가 돼서 개최한 ‘디지털 광고전략 컨퍼런스’가 불법 광고물 전시·홍보장으로 둔갑하는 바람에 참석한 행안부 공무원들이 비난과 비웃음의 대상이 됐던 것에 대한 한 전직 공무원의 평이다. 당시 이 행사는 거의 전부를 센터가 주도했지만 비난은 행안부 공무원들에게 집중됐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 있다. 머리가 꼬리를 흔들어야 하는데 머리가 나쁘거나 생각이 없다보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변고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행안부와 옥외광고센터의 관계가 딱 그 짝이다. 옥외광고물 전수조사 및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얼마나 수상쩍은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다룬 SP투데이 보도<2017년 10월 30일자 제375호>에는 교활한 꼬리가, 생각이 없는 머리를 속여서, 몸통을 마구 흔들어댄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행안부가 센터의 머리와 손을 빌어 정부 차원으로 추진한 계획이 엉터리로 설계되었다가 슬그머니 포기된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어이가 없다. 광고물 전수조사와 DB구축 용역사업의 공급자인 시군구, 이 사업을 싹쓸이하고 있는 명진아이씨티라는 업체, 그 업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명진아이앤씨라는 업체, 행안부를 대신해 이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센터의 담당 팀장, 이들 사이에서 서로 얼키고 설키며 진행돼온 전수조사와 DB구축 사업은 이미 정상궤도에서 크게 이탈했다. 부정과 비리의 흔적도 역력하다. 본지 보도가 나간 직후 이 사업의 문제점은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한 지역신문에는 혈세 9억원이 투입된 전남도내 19개 시군의 광고물 관리 프로그램이 무용지물이어서 전남도가 폐기 여부를 검토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업체와 센터 팀장간의 의혹투성이 관계에 대해서는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유행어에 빗댄 “그래서 명진은 누구 겁니까”라는 물음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 용역사업 입찰의 경우 부정과 비리의 구체적인 정황이 당사자들의 발언을 통해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 지금 행안부가 취해야 할 조치는 단순 명료하다. 우선 당장 각 시군구별 중구난방식으로 진행중인 용역사업을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전수조사와 DB구축의 필요성 여부를 재검토하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중앙정부 차원의 기본 얼개와 세부 계획을 세워서 원점에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상쩍게 진행돼온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서는 자체 실태 조사와 함께 감사원 감사 및 수사기관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이 참에 옥외광고센터를 어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센터는 이미 소관 정부부처 담당 과장의 지시조차 듣지 않을 만큼 괴물이 되어버렸다. 옥외광고 업계에서는 “기금 조성을 위한 센터인가, 센터를 위한 기금 조성인가”라는 비판과 함께 센터 자체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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