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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22:15

라텍스 ↔ UV 프린터 대격돌… 양보없는 전쟁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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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 솔벤트 시장에 이어 UV 시장까지 확장 의지 드러내
UV 프린터 업계 관계자들, “시장에선 라텍스 프린터에 대한 실망감 크다” 경계

한국HP의 라텍스 프린터가 UV 프린터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선전포고의 형식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강렬했다. 이에 대해 UV 프린터 업계는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국내 출력시장을 두고 다른 형태의 기술력을 각각 보유한 2가지 버전의 프린터가 향후 어떤 전쟁을 펼칠 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HP, UV 프린터에 대한 선전포고
한국HP가 지난 5월 1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8 디지털프린팅․사인엑스포’에서 제4세대 라텍스 프린터인 ‘R시리즈’ 하이브리드 모델(2.4m폭)을 출시했다. 한국HP는 이 자리에서 R시리즈는 그동안 알고 있었던 기존의 출력 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술력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면서, 특히 화이트 잉크가 장착되고 평판 출력이 가능하게 돼 사용자측의 사업 확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HP 관계자는 작심하고 나온 듯 UV 프린터를 공격했다. 그는 “UV 프린터는 상당한 약점이 있는 장비다. UV 특유의 강한 냄새, 그리고 UV 밴딩현상, 칙칙하고 거친 색감, 잉크 벗겨짐, 커팅이 완료 된 뒤 가장 자리의 부스러짐과 잉크 깨짐 현상 등을 봤을 때 UV 기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라텍스 R시리즈는 단 1개의 잉크로 다양한 소재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며, 높은 색상 영역, 생생한 색감을 평판 작업에 구현할 수 있고 소재의 촉감과 본질까지도 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출력물을 커팅했을 때 가장 자리에 흠이 전혀 남지 않고, 손으로 출력물을 구부렸을 때도 잉크가 깨지는 현상이 전혀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HP는 매우 독특한 장비 발표회를 가졌다. 라텍스 R시리즈 장비를 관람객들에게 모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HP 전시장 부스 내에 ‘다크룸’을 제작해 놓고, 미리 장비 시연 관람 신청을 한 고객들만 입장시켜 장비를 관람하게 한 것. 이는 글로벌 HP의 공식 출시 시점인 5월 15일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신비주의 형태의 ‘노이즈 마케팅’ 차원이라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다크룸 시연 행사에서 한국HP는 라텍스 R시리즈 장비의 특장점을 설명하는데 치중했지만 UV 프린터를 많이 의식한 듯, UV 프린터의 약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특정 회사의 UV 프린터들을 거론하면서, 라텍스 R시리즈보다 부족한 점을 데이터로 공개하고 R시리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 같은 마케팅 전술은 한국HP의 기술적 자신감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경쟁 상대를 처음부터 압도하고 나가겠다는 마케팅적 전술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HP는 2014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64인치 라텍스 360시리즈를 선보일 때도, 특정 유명 솔벤트 프린터의 브랜드를 꼭 찝어서, 라텍스 360 시리즈로 출력한 인쇄물을 비교 분석한 데이터를 공개해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전술이 시장을 크게 흔들었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해 확신을 주는 긍정적 이미지로 연출돼 성공적으로 귀결됐다. 이 장비는 2014년 출시된 후 2016년까지 단 2년간 385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HP의 마케팅은 국내 사인업계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치밀하게 계산된 마케팅 전략이 돋보인다. 마치 라텍스 프린터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실사출력업체는 시대에 뒤쳐지는 것처럼 조바심을 느끼게 하는 묘한 심리적 압박을 준다”라면서 “글로벌 HP의 역량이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논평했다.

▲UV 프린터 업계의 반격 태세
UV 프린터 업계는 한국HP의 선전포고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HP측이 제기한 UV 프린터에 대한 약점은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UV 프린터의 장비의 수와 모델이 워낙 많고 제조사마다 기술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변수를 모두 무시하고, UV 프린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일반화시킨다는 것은 ‘팩트’가 아닌 ‘선동’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UV 프린터의 브랜드만 해도 20개가 넘고, 제품 모델별로 나누게 되면 60가지가 넘어가는데, 무조건 ‘UV 프린터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각 모델별, 브랜드별 품질의 차이가 있고, 특히 퀄리티가 높은 UV 프린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현장에서 상당수 사용되고 있는데, 무조건적인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라텍스 R시리즈와 UV 프린터의 출력물을 비교하기 위해선 공신력있는 제3의 기관에서 발표한 내용이어야 한다. HP가 자체적으로 비교 분석한 자료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라면서 “또한 ‘어떤 소재’에, ‘어떤 컨디션’에서 출력했느냐에 따라 품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비교는 실제와 차이가 클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서 “라텍스 R시리즈가 화이트 잉크 장착으로 상당한 이슈를 일으키고 있는데, 3레이어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이트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가 빠진 것인데, 한국HP 측이 UV 프린터를 비난하는 논리로 따지자면 이번에 출시된 R시리즈는 기관총을 들고 전투에 나갔는데, 연발이 아닌 단발로만 쏴지는 기관총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석민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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