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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23:31

작아지는 간판 트렌드에 깊어지는 간판 업계의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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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따라 가격 매겨지는 간판… 작아질수록 단가는 줄어
업계 “마진은 줄어드는데 인건비는 날로 늘어나니” 한숨

최근 간판에서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디자인이 유행하고 있다. 크고 화려한 간판을 촌스럽다고 여기는 젊은 업주들 사이에서 시작된 이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디자인 경향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다. 획일적인 간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매장들이 늘고 있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감각이 반영된 간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간판 디자인의 흐름이 가속될수록 반대급부로 간판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간판시장에서 간판의 가격은 거의 전적으로 크기에 비례한다. 물론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지만 가격 책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기다. 다른 디자인 분야와 달리 간판의 디자인비용 자체가 거의 책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작은 간판이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예년과 같은 매출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간판업체 B사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3분의 2수준의 매출도 나오지 않았다”며 “일감 자체가 없진 않은데 전반적으로 단가가 너무 적은 일들만 들어와 일을 일대로 했음에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간판업체 S사 관계자 또한 “요즘에는 빈티지 간판이라고 문자를 입체 채널로 만들지 않고 그냥 철판을 작게 잘라서 까치발로 붙이는 간판에 대한 의뢰가 많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련된 간판이겠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작고 저렴한 주문일 뿐이라 아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간판은 작아지고 있지만 인건비의 상승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간판업계의 고민 중 하나다.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신입 직원의 고용이 부담되는데다 일당기사들의 임금도 너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추산한다면 주 40시간제의 경우 174만 5,000원 정도. 여기에 주휴수당을 포함하게 되면 비용은 훌쩍 더 상승한다. 물론 간판업계의 경우 기술직의 특성상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는 많지 않지만 문제는 이제 일을 배워야 하는 신입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치고는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결국 비용이 더 들더라도 경력직을 채용하거나 업체의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간판을 만든 후 달아야 되는데 사람이 없으니 결국 일당기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일당기사의 높은 일당도 부담이다. 현재 간판 일당기사들의 하루 일당은 평균 25만원. 자기 차량을 사용할 때는 30만원이다. 점심시간을 포함해 대략 9~10시간 일했을 때의 임금인데 야간(6시 이후)작업까지 들어가게 되면 7만원 이상 껑충 뛴다. 간판 크기가 줄면서 수익이 확 떨어진 상태에서도 인건비는 오르니 간판을 만들어 달아도 남는게 없다는 게 지금 간판업체들의 하소연이다.

간판업체 B사 대표는 얼마 전 작은 간판 제작을 맡았다. 간판이 워낙 작은데다 거리도 멀어서 몇십만원밖에 남지 않는 일거리였는데 간판을 달다가 작은 결함을 발견했다. 보수작업을 병행하는 통에 작업시간이 두 배로 지연되고 말았다. 결국 일당기사에게 야간 수당까지 챙겨 주자 수중에는 기사의 일당에도 못미치는 돈만 남았다. 사연을 소개한 그는 “십년 전과 비교하면 간판 가격은 엄청나게 떨어진데다 그 크기마저 작아지면서 수익이 확 떨어졌는데 간판일당은 너무 올랐다”며 “낮아지는 단가와 높아지는 원가가 모두 간판업체의 짐으로 고스란히 남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일당 기사들의 상황도 좋지는 않다. 한 일당기사는 “간판 일이 일반 일용직보다는 보수가 높지만 워낙 부정기적으로 있는데다 일이 들어와도 건설업과 달리 하루나 이틀이면 끝나기 때문에 버는 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날로 작아지는 간판들 속에서 업주들은 지치고 일당기사들 역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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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간판업계 종사자들이 말하는 요즘의 현실을 들어봤다.

간판업체 D사
우리에게 들어오는 일거리도 그렇고, 거리를 지나다녀 봐도 이제 큰 간판보다 작고 심플한 간판을 다는 업소들이 많다. 심지어 명패만한 간판을 붙이는 곳도 있다. 망원동이나 문래동, 성수동 같이 최근 뜬다는 거리를 다녀보면 더욱 그렇다. 이런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간판업체들에게는 힘든 시기가 되고 있다.

간판 업체 G사
얼마 전까지는 많은 자재상들이 간판용 파사드나 프레임을 개발해 파는데 주력했다. 한 때는 유행이 되기도 했는데 요즘 소비자들은 그런 일반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부대설비를 줄이고 되도록 심플하고 재미있는 간판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옥외보다는 실내 사인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공간디자인 업체 I사
요새 공간디자인에서 주요한 맥락 중 하나는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트렌드다. 이전처럼 낡은 건물의 외벽을 대형 간판이나 간판 프레임으로 가리기보다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살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간판을 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예전처럼 간판이 커지지 않을 뿐 아니라 간판 달기 전 진행됐던 벽면 마감 작업도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

간판업체 S사
간판은 작아지지만 디자인에 대한 요구는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요새 젊은 고객들은 디자인을 보는 눈이 다르다. 그래서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해서라도 디자인 비용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중인데 문제는 경쟁사들이 디자인비를 받지 않는다. 업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일당기사 C씨
최근 사업체를 접고 일당기사 일을 하고 있다. 수많은 영세업체들이 문을 닫고 폐업한 점주들이 일당기사로 전업했다. 그 결과 인력은 늘어난데 반해 수요는 줄었다. 사업체를 운영할 때도 힘들었지만 일당을 하고 있는 지금도 괴롭다. 몸이 고되어도 일만 많으면 좋겠다는 게 요즘 심정인데 일주일에 하루도 일을 못하는 경우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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