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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거리를 보면 간판 트렌드가 보인다 - (2) 서울 마포구 망원동
- 관리자 오래 전 2019.09.18 12:00 디자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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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간판의 매력… 소박한 듯 튀는 존재감 과시
서울 마포구 망원동 포은로길은 최근 '망리단길'이라는 새로운 별칭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거리다. 낡은 주택가 골목에 개성있는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유명세를 탄 이태원의 경리단길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망원동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택가였다. 망원시장, 망원동월드컵시장 등 재래시장이 핵심 상권이었고 지금 핫한 거리라 불리는 망리단길은 그저 다세대주택이 모여 있는 주거공간일 뿐이었다 .
이런 망원동이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는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하게 된 데는 홍대와 합정의 젠트리피케이션과 관계가 깊다. 두 상권의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아티스트들과 젊은 셰프들, 바리스타들이 밀려들어온 것. 이들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망원동 주택가 골목길에 터를 잡고 감각적인 식당과 카페를 열면서 새 활기를 불어넣었다.
▲크기보다 감성… 작지만 개성있는 간판으로 인기몰이
망리단길의 간판은 일반적인 유명 상권 간판들과는 꽤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크고 자극적인 간판 대신,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작은 간판들이 주를 이룬다. 작은 간판들이 주를 이루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주택 등 작은 건물을 리모델링한 가게가 대부분인 까닭에 큰 간판을 거는 것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큰 간판을 걸만한 공간도 없는데다 단다고 해도 건물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또 홍대나 합정 등 다른 지역에서 한번 실패를 경험하고 온 점주들이 많다는 점도 관계가 있다. 가게의 미래가 불확실다는 것을 경험한 오너들이 인‧익스테리어에 큰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가게를 꾸미려고 노력한 것.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작고 소박한 간판들로 꾸며진 모습이 되레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소위 ‘뜨는 거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망리단길에는 무채색의 주택들 사이사이에서 개성있는 모습을 뽐내고 있는 상점 간판들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한 간판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간판이 가게로 사람을 안내하고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간판이 아니라 SNS나 유튜브의 경험기를 먼저 보고 상점을 찾는다”며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공간일수록 가게의 간판은 그저 안내판이 아니라 온라인 속에 이슈가 될 만한 차별화 요소를 확실히 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하는 듯 멋스러운 순우리말 간판들 인상적 이곳 망리단길 간판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우리말의 사용이 아주 많다는 점이다. ‘소소문구’, ‘어쩌다 가게’, ‘암튼’, ‘밤비’ ‘와줘서 고마워’ 등 마치 대화하는 것같은 문장들은 바로 망린단길에서 보이는 간판 문구다. 요즘 세대들은 외래어 사용을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래어 간판의 범람 속에서 슬쩍슬쩍 나타나는 순우리말 간판을 개성있고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또 대문짝만한 간판 아래 버글거리기보다는 남들이 모르는 것을 찾아가는 은밀한 즐거움을 누리길 원한다. 치장과 허세보다는 따듯한 한 줄의 문장과 이 문장을 담아내는 편안한 노트같은 간판이 망리단길에서는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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