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철이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갑자기 내린 폭우로 크코 작은 피해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지난해에도 장마와 태풍 루사로 인해 옥외광고업계도 인적 피해는 물론 경제적 손실이 컸던게 사실이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장마철을 맞아 16개 시도를 포함한 시군구에 풍수해 피해를 대비해 옥상간판 등 대형광고물의 안전점검을 실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옥상간판 등 대형광고물의 경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자부의 조치는 시의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발맞춰 서울을 비롯한 광고사업협회 몇몇 지부에서도 옥외광고물 재해방재단을 점검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 업계의 자구적 노력에 기대를 걸게 한다. 하지만 문제는 안전점검 결과 지적사항이 발견돼 건물주나 광고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리더라도 이를 강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옥외광고물 관련법령에 이를 제재할 행정조치가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선에서 안전점검을 맡고 있는 광고물 담당 공무원들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적을 하자니 시정이 되지 않고, 그렇다고 안하자니 허위점검한 결과가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행정력 낭비 아니면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매년 안전점검을 하다 보면 반복?상습적으로 지적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텐데 광고주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따르지 않아도 방법이 없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또 행정의 신뢰도 손상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 행자부는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재난관리법에 의해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견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광고물 담당 공무원조차 이 조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재난관리법에는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고발조치토록 하고 있어, 경미한 사항일 경우 너무 과한 처분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적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런 이유로 관련법에 과태료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자부는 올 하반기 옥외광고물등 관리법령의 대대적 개정을 앞두고 있다. 행자부 스스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명확하게 관련법령을 손질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옥외광고물 관련법이 너무 어렵고 모호해 광고물 담당이 바뀔 때마다 해석이 달라 ‘담당자가 바뀌면 법도 바뀐다’는 푸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옥상간판 등 대형광고물의 안전점검을 광고물 관련 부서에서 맡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행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