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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9 18:13

<59호>“영문으로만 쓴 옥외간판은 불법”

“영문으로만 쓴 옥외간판은 불법”
한글병기 규정 옥외광고물법 위반

한글을 병기하지 않고 영문으로만 쓴 옥외간판이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5부(김만오 부장판사)는 11일 국어문화운동, 한글학회 등 11개 단체 및 회원들이 “국민은행과 케이티가 영업점 간판을 영어인 ‘KB’와 ‘KT’로 바꿔 국어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타격을 주고 국민들의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며 국민은행과 한국통신을 상대로 낸 2억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손해배상 책임여부와 별개로 “피고 회사들이 외부간판에 영문만 표기한 것은 한글병기를 규정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상 한글병기 규정은 한글과 외국어로 기재한 내용을 통해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라며 “옥외간판에 영문만 표기해 사람들의 이해를 어렵게 한 피고회사들의 행위는 불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한글에 대한 자긍심은 개개인이 아닌 사회적 법익인 만큼 불법행위가 성립됐다 하더라도 이는 국가가 규제해야 할 부분이지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손해배상 책임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한글병기 규정에 따른 별도의 처벌규정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처벌규정 신설여부 등 이번 판결에 따른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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