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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4 16:38

<63호>전광판업계, “신제품-신기술 개발 투자 '인색'

전광판업계, “신제품-신기술 개발 투자가 없다” 한목소리

90년대 기술수준 ‘제자리걸음’… 국제무대 경쟁력 퇴보
‘단순 광고매체’로 분류하는 정부 인식 ‘첨단산업’ 인식으로 바뀌어야


국내 대형전광판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미흡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여론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전광판 제조업체들의 경우 다소 설계상의 변화는 있지만 실질적인 기술개발이 매우 더디게 이뤄져 상당수 업체가 90년대에 확보한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업계는 장차 국내 업체들이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광판 산업분야의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당경쟁… 기술보다 로비 앞서
업계에 따르면 90년대 초만 해도 국내 전광판 제조기술은 일본 유수의 기업들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했다.
하지만 국내에 최초로 풀컬러 전광판을 들여왔던 R사, I사 등이 쓰러진 90년대 중반부터 국내 업체들의 기술개발이 더뎌졌다는 것. 또 전광판 사업의 수익성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너나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기술개발보다는 영업이나 로비를 통해 사업권을 획득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광판 시장의 최고 호황기였던 2002년 월드컵시즌이 끝난 이후 국내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업체들은 ‘몸집줄이기’를 위해 기술개발 투자를 기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관리 및 육성 허술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에 대한 관리, 육성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질적인 제조기술을 지닌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핵심기술을 전수하지 않고 후진 양성을 등한시하고 있는 반면 업체들도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한 투자에는 미온적인채 전문지식 없이 경험에 의존, 전광판을 제조하는 기술자들을 영입해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급급했다는 것.
일부 업체의 경우 기술자 개인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정도로 제품의 규격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현실이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LED소자 품질 받쳐줘야
이렇다 보니 요즘 국내 메이저급 업체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LED소자를 수입해 전광판을 제작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전광판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중 절반은 LED소자 가격이다. 때문에 전광판업계의 LED소자 기술개발에 대한 필요성 지적과 열망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 이들은 국산 LED소자의 품질이 향상되면 자연스레 원가가 절감돼 국내 전광판업체들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이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의 창출, 그에 따른 재투자 등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 육성산업으로 지정해야
국내 대형전광판 업계의 기술력이 침체된 것과 관련, 업계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돼 있는 것을 주요인으로 지적한다. 전자산업으로 분류해 중점 육성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단순히 광고매체로만 분류해 낙후를 면치 못하게 됐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용구협동조합의 물품에 전광판이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LCD, PDP처럼 전세계를 상대로 커나갈수 있는 전자산업 분야로 육성했어야 했는데 단순한 광고매체로 묶어둠으로써 업계의 기술개발 의지마저 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도 옥외광고물법에 걸려 설치조차 못해보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뒤따르지 못하는 법령 등 제도상의 맹점 때문에 전광판 산업이 발전을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전광판 분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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