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4.10.14 16:34

<63호>사인업계, 트렌드 변화 급물결 타나…(관련인터뷰-각계 3인)

사인업계, 트렌드 변화 급물결 타나…

플렉스-소재업체·금융권이 주도… 입체형-당국과 금융권이 앞장
소재·자재 다양화 불가피… 제작분야는 종합 솔루션이 관건 될듯


공공기관과 금융권에 입체형 간판 바람이 일면서 간판시장 전체의 트렌드 변화 및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사인시장은 플렉스간판이 주류를 이뤄온 것이 주지의 사실. 그러나 행정당국의 판류형간판 규제가 현실화되고 이에 발맞춰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미지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간판문화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자연 새로운 소재에 대한 수요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전국에 수천개의 점포를 두고 있는 관계로 항상 사인 트렌드의 변화에 큰 파급력을 끼쳐왔다. 과거 아크릴에서 플렉스로 넘어가던 때에도 이를 주도한 것은 플렉스 제조업체와 함께 금융권이었다.

플렉스가 국내 사인시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80년대. 업계에는 아크릴이 주춤하고 있던 88년 열전사용 플렉스페이스(캐나다산)가 간판에 채택된 것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91년부터 3M이 간판프레임 제조방법과 함께 파나플렉스를 내놓으면서 사인업계에 플렉스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특히 금융권은 저녁시간대에 불을 밝히지 않는다는 전례를 깨고 93년 보람은행이 처음으로 플렉스 간판의 조명을 환하게 밝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94년부터 일기 시작한 CI교체 바람을 타고 플렉스 간판은 금융권 전체를 평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95년 삼성전자가 CI를 교체하면서 플렉스를 채택하자 일반 기업체의 간판도 플렉스가 당연시됐다. 96년 LG화학은 가격이 저렴한 간판전용 플렉스 ‘싸인탑’을 내놓아 사인분야의 플렉스 수요를 수직상승시켰다.

이후 플렉스는 지난 20여년간 간판 소재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시장의 규모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인시장을 평정해온 이면에서는 사인 디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규격화시켜 주목도와 차별성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고 따라서 사인시장에는 플렉스 일변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脫) 플렉스 욕구가 커져 온 것도 사실이다.

현재 소재유통업계는 사인시장의 플렉스 수요량이 정체상태 내지는 하락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관련 법령의 규제조항이 강화되고 더불어 사인업계에 대한 파급력이 절대적인 금융권을 중심으로 유행에 민감한 의류업계, 베이커리 업계 등이 발빠르게 입체형 간판으로 교체하고 있는 점들로 미루어 볼 때 사인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과거 아크릴에서 플렉스 소재로의 지각변동을 겪었던 상황과 견주어 보면 금융권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같으면서도 행정기관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확연하게 다른 상황으로 비교되고 있다.

업계는 특히 과거 소재업체가 플렉스 소재의 시장화를 목적으로 간판문화의 변화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국이 정책과 제도를 통해 앞장을 서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소재의 개발과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인 트렌드의 변화는 사인시장의 다양화, 다각화, 차별화 및 특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제작분야의 경우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며 그 관건은 앞으로 보다 다양해질 소재·자재의 변화에 맞춰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재인 기자>


<각계 인터뷰> - 사인문화 변화를 말한다

최근 금융권과 의류업계 등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사인문화의 변화에 대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금융권, 사인 디자인 및 제작업체, 소재 제조업체 등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생각을 들어봤다. <고재인 기자>


*소·자재 제조 - 3M 광고제품부 강창운 부장
“플렉스가 사라진다고는 보지 않아… 다양화 다각화 될것”

지금까지 사인시장의 주류를 이뤘던 플렉스 간판시장은 향후 5년정도 보고 있다.
과거 아크릴 간판 시장에 플렉스 간판이 도입될 시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3M은 단순히 플렉스만을 팔았던 것이 아니다. 간판제작에 필요한 프레임을 만드는 매뉴얼을 만들어 함께 제작자에게 제공해 플렉스의 장점을 부각시켜 자연스럽게 플렉스 시장을 키웠다. 지금은 사인시장이 변하고 있고 플렉스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플렉스가 사라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플렉스도 사인시장의 한 분야로 앞으로 사인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다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렉스처럼 획기적인 소재가 앞으로는 한동안 나타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소재들이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새로 나오는 소재는 앞으로 맞춤형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따라서 과거 플렉스 시장을 키울 수 있게 만들었던 종합 매뉴얼처럼 이제는 플렉스가 아닌 다른 소재에 맞는 종합솔루션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도 이제 법규적인 문제, 차별화의 욕구, 트렌드 등 다양한 변화에 맞춤형 시스템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 변화에 준비를 하고 얼마나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디자인 제작 - 디자인플라이 변영태 대표
“플렉스를 대체할 소재가 나와야 할 시기”

가족과 여의도에 외식하러 나간 적이 있었다. 한 음식점을 지나치는데 입체형 간판을 보고 아들이 “아빠 저 간판 너무 멋있다”며 한번 들어가보고 싶다고 했던 적이 있다. 이제는 아이들도 간판을 보고 가게를 평가하고 찾는다.
사인업계는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플렉스를 위주로 한 기업체의 큰 물량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디자인회사로 들어오는 디자인 작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고 디자인회사에 들어온 작업물량이 없으면 제작부문은 그 후 1년가량 물량이 없다고 볼 수가 있다. 더욱이 기업들도 플렉스보다 입체형 간판 제작을 원하고 있고 규모가 작은 체인점들도 입체형 간판을 설치하고 있어 점점 플렉스는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간판 시장은 플렉스가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플렉스를 대체할 소재가 나와야 할 시기라고 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빛의 전쟁이다. 향후 간접조명으로 트렌드가 점차 바뀌면 광원의 종류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1~2년 안에 플렉스 간판의 트렌드도 점차 입체형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 플렉스 사인으로는 돈을 벌수 없을 것이다. 사인업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한다면 종합적인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금융권 - 우리은행 홍보실 한호 대리
“간판에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담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법 규제와 관련해 금융권 및 대기업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있다. 대부분 법 규제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법규를 지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다른 곳은 간판이 환한데 자기 간판만 어두우면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간판은 아직까지 조도와의 전쟁이다. 플렉스 간판을 지양하고 입체형과 미적인 간판으로 변모하기를 원한다면 법적 규제를 누구나에게 똑같이 적용해 조도 등을 낮추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
간판의 트렌드는 대기업들이 이끌어 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간판을 통해 표출되는 브랜드의 가치 인식에 있어 아직까지 미흡하다. TV나 지면 광고 등에서는 기업의 이미지가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을 보이지만 실제 매장을 찾아 처음 접하는 간판에서는 그런 이미지를 느낄 수 없어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은 소비자와 가장 근접점에 있는 매장 간판에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정확하게 담아내는 사인디자인 작업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은행 간판들은 플렉스에 비슷한 컬러를 사용, 각 은행 고유의 색을 나타내지 못해왔다. 이제는 브랜드 이미지의 차별성과 고급스러움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각 기업 사인디자인 담당자들은 각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새로운 사인 소재를 신중하게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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