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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11:27

<69호>2005 SP투데이 연중 캠페인 - ‘제살깎는 과당경쟁을 지양하자’

<2005 SP투데이 연중 캠페인>
-‘제살깎는 과당경쟁을 지양하자’-


“과당경쟁은 공멸의 지름길” 여론
‘과당경쟁→저가경쟁→출혈경쟁→저급품경쟁→우량기업 도태→산업낙후’ 악순환

지난해 5월쯤 광고자재 유통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수도권의 한 유통업체가 자재 단가표까지 공개하며 파격적인 저가공세를 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무모한 과당경쟁이라는 지적과 함께 공멸에 대한 위기감이 업계를 감쌌다. 파격적 저가의 원인이 동일지역내 경쟁업체간의 감정적 대립에서 촉발됐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7월쯤에는 실사출력 업계에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한 업체가 역시 파격적 단가를 명시한 광고를 언론매체에 게재하려 하자 경쟁업체들에 비상이 걸린 것. 업체들은 그같은 단가의 광고가 나가면 업계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매체를 상대로 광고를 게재하기보다는 해당업체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 겸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저가공세의 배경과 관련해 역시 경쟁업체간 감정대립설이 흘러나왔다.


감정적 대립에서 촉발되는 경우도 많아

비교적 덩치가 큰 장비 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실사출력 장비의 경우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지만 정작 장비판매로 마진을 꾀하기보다는 잉크 등 소모품 공급을 겨냥해 거의 노마진 수준으로까지 판매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장비판매에서 비롯된 과당경쟁은 거기서만 끝나지 않고 소모품 판매에서도 똑같이 재연될 조짐이어서 업계 전체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간판 제작업쪽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업자는 요즘 너나없이 ‘아 옛날이여’라는 노래가사를 실감한다고들 한다. 과거에는 한달에 간판 서너개만 달아도 수지가 짭짤했지만 지금은 한달 내내 고된 작업에 매달려도 자칫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업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옥외광고 대행업계의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어느 업체가 어떤 매체를 반납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일단 따고 보자는 생각에서 무리한 금액을 썼다가 실제 영업에서 매체사용료도 못건진채 생고생만 하다가 결국 손해만 잔뜩 안은채 매체를 반납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낙찰업체에게 축하보다는 걱정과 당부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입찰장의 새로운 풍속도가 돼버렸다. 때문에 과당경쟁의 폐해와 자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이 일기도 했지만 사업성보다는 상대방의 투찰가를 의식해 입찰금액을 써내는 과당경쟁의 고질병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사인 트렌드에 변화가 일면서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소형 전광판 업계의 경우는 과잉경쟁의 양상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를 웅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돈이 된다 하는 소문이 나자 너나없이 몰려들어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과열의 극치를 노출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며칠만 지나면 듣도보도 못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개중에는 제품 출시도 못한채 사라지는 업체도 부지기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 모두는 경쟁업체들간 과당경쟁에서 빚어지고 있는 우리 옥외광고 업계의 적나라한 현재의 단면들이다.


총론 공감, 행동 따로인 미묘한 과제

불황의 골이 심화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여기에 남의 피해는 결국 나의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자각이 일면서 이제는 제살을 깎아먹는 식의 무모한 과당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총론에는 누구나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대부분이 과당경쟁의 한 당사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 우리 업계의 현주소다.


업계인사 치고 과당경쟁의 실태와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그보다는 내부의 과당경쟁을 업계의 공적(公敵) 1호로 꼽는 것을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제아무리 경기가 호전되도 무모한 과당경쟁의 악폐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업환경의 호전을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를 뒷받침하는 실례로 알루미늄 자재를 꼽는다. 판류형 간판의 대중화에 힘입어 간판 프레임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렇다면 프레임의 주재료인 알루미늄의 수요와 공급 역시 비례해 확대됐어야 했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원인은 과당경쟁 탓이었다.


판매경쟁이 붙어 단가경쟁이 불가피해지고, 단가경쟁이 반복되다보니 알루미늄의 두께가 야금야금 줄어들고, 원재료의 두께가 줄어들다 보니 저급품 경쟁이 되고, 결국에는 시장의 규모 자체를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업계 스스로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할 이유와 목적을 함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과당경쟁은 자연스레 저가경쟁과 저급품경쟁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이는 우량제품과 우량기업의 설자리를 빼앗아 산업화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들기 때문이다.


업계의 전폭적인 호응과 동참을 기대하며

SP투데이가 2005년 한해의 주제어로 ‘과당경쟁 지양’을 내걸고 업계와 함께 하는 연중 캠페인을 준비했다. 다음 호부터 지면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개될 이 캠페인은 각 분야의 과당경쟁의 실태와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점검, 우리 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결책과 방도를 모색해보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업계의 전폭적인 동참과 호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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