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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7 12:44

<70호><2005 SP투데이 연중 캠페인 - ‘제살깎는 과당경쟁을 지양하자’>-업계의 눈에 비친 전자입찰

<업계의 눈에 비친 전자입찰>

최저가 경쟁과 제작업체간 감정싸움은 ‘NO’
“부실 제작·시공의 최종 피해자는 발주처인 기업”

“발주처의 무제한 최저가 전자입찰과 제작업체들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지는 투찰은 지양해야 한다.”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발주처의 무제한 최저가 전자입찰은 품질과 기술력을 배제하고 업체간 가격경쟁만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최저가 전자입찰은 참여업체들의 투찰 횟수나 마감과 상관없이 가격이 내려가는한 투찰시간이 연장된다. 마진을 찾아볼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한 상황에서도 마지막 몇 분을 남겨두고 미묘한 감정싸움이 일어나 마지노선을 넘어선 무리한 투찰로 이어지고 그 결과 마지막 낙찰자가 손해를 그대로 떠안게 된다.

B제작업체 관계자는 “최저가 전자입찰에서 제작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입찰에 참여하고 또 마진이 안남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노선을 넘어 베팅을 하는 이유는 마지막 순간 업체들간 감정싸움으로 버튼을 잘못 누르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라며 “서로의 얼굴이 안보이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입찰이어서 감정싸움으로 인한 과당경쟁의 피해를 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최저가 전자입찰이 계속되다 보면 업체의 손실은 계속 누적되고 부실 제작과 시공으로 이어져 결국 도산이라는 종점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이런 상황은 제작업체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발주처에게도 그 피해가 돌아간다. 부실 제작과 부실 시공한 간판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추가적으로 더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면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다.

한미은행 사무지원팀 송재건 대리는 “무제한 최저가 전자입찰을 하면 공사나 시공에서 하자가 발생하기 십상”이라며 “제작업체에 적정선의 마진을 보장해 줘야 제대로 된 퀄리티(품질)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는 도약의 기회>
업계에서는 기존에 수의계약과 제한적 경쟁입찰로 진행되던 대부분의 간판 수주가 속속 전자입찰로 전환되고 결국은 시장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며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는데는 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주처와 제작업체가 서로 윈-윈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으로 발주처는 무제한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제작업체에 적정마진을 보장해주면서 건실한 업체를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도 기업체 담당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외환은행 사무서비스부 김명선 차장은 “무제한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경쟁력있는 건실한 업체를 선별해 함께 끌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하고 있는 사인시장에서 생존을 넘어선 도약을 하려면 지금같은 단순 과당경쟁에서 탈피한 전문적인 경쟁력이 제작업계에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C 제작업체 관계자는 “제작업체들도 클라이언트를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발주처의 입맛만 따라다니다 보면 결국 업계의 발전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술력의 업그레이드, 품질의 고급화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끼리 한 단지 안에 컨소시엄을 구성, 디자인력과 제작능력으로 전문화해 다량의 물량을 한곳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D 제작업체 관계자는 한 단지 안에서 간판업체들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은 한 단지 안에 제작업체들을 모아 그룹화를 하는 것이다. 각각의 전문화로 생산력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시켜야 한다. 여러 개의 중견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만약 한 회사가 50억원 규모의 제작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이런 회사가 3개 모이면 150억원 규모의 물량을 한번에 원스톱으로 소화할 수 있어 경쟁력이 생긴다. 중견업체가 모여 물량을 확보하면 중견업체 뿐만 아니라 하도급 업체에도 고정물량이 확보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가 있다.”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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