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 간판에서 마진을 빼내자니 저급품 생산 불가피 피해 누적되면 소비자들 좋은 간판에 투자 안해!
수많은 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마진없는 저가 경쟁은 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점포주에게도 직접적 피해가 돌아가는 등 많은 문제점들을 야기시키고 있다.
첫째로 마진 없는 가격으로 간판을 수주하면 반드시 불량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B제작업체 사장은 “일이 없어 마진없는 간판을 하게 되면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며 “뿐만 아니라 간판의 질 또한 나빠지게 되는데 어떻게든 싼 가격의 자재를 써 이문을 남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값싼 간판을 제작할 때 업체는 프레임의 두께를 얇게 하거나, 형광등의 간격을 넓혀 등의 개수를 줄이거나, 중고 안정기를 사용한다거나 플렉스나 시트지를 정품이 아닌 값싼 비품을 쓰는 방법 등으로 이문을 남기려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여 값싼 간판이 제작되면 대부분 수개월 안에 쉽게 불량이 발생한다. 싼 가격의 간판은 설치 이후 불량에 대한 A/S도 받기 어렵다. 제작업체들은 마진 없는 간판은 사후에 A/S비용이 포함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건비만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A/S를 해주지 않으려 한다. 또 제작을 한 업자가 종적을 감추기 때문에 점포주들은 그 지역의 다른 간판업자를 찾는다.
C제작업체 관계자는 “점포주들도 당장 어려우니까 값싼 간판을 설치하는데 이런 간판들은 분명히 하자가 발생한다”며 “점포주들은 하자가 발생하면 동네 간판업자를 찾는데 동네 간판업자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를 해주지 않으려하거나 해주더라도 비싼 가격을 받고 해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누적되다 보면 소비자들은 간판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가질 수밖에 없고 경쟁력있는 건실한 업체들마저 외면하게 된다.
나아가 소비자로부터 간판에 대한 불신이 초래되면 결국 적정비용을 투자해 좋은 간판을 만들려 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앞으로 업계, 행정기관, 시민들의 각성이 없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업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옥외광고업의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런 조짐의 하나로 옥외광고업의 시작이자 기초인 간판의 제작 및 시공을 배우려는 젊은 인력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고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