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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4 15:03

<79호>대기업간판 실사출력 ‘속빈강정’

대기업간판 실사출력 ‘속빈강정’
제작공정상 로스율 커 마진확보 어려움

대기업 간판에 실사출력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간판 실사출력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속 없는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후 실사출력 간판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등 대기업 간판에 실사출력이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지만 대기업간판의 실사출력물 수주가 겉으로 보이는 만큼 짭짤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간판의 실사출력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라며 “일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헛장사나 다름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대기업간판의 실사출력작업이 겉으로 보기와 달리 ‘속 빈 강정’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는 많은 물량과 큰 액수 뒤에 사실비용이라는 변수가 숨겨져 있기 때문.

대기업간판의 실사출력 단가가 일반적인 출력물의 단가보다 높은 것은 사실. 그러나 대기업간판 출력의 경우 제작공정상 로스율이 크다는 게 문제다.

출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여러 업체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런 경우 일관된 색상을 맞추기 위해 출력장비를 하나로 못 박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그러나 같은 장비라고 해도 출력환경에 따라 미묘하게 색상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로스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간판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만 실사출력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재 로스율도 크고 오랜 개런티를 담보하기 위해 여러 장의 필름에 출력해 이를 다시 겹치는 등 작업공정도 까다로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모 은행의 사인물 담당자도 “출력이라는 작업특성상 로스율이 커 마진율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많은 업체들이 실사출력 업체로 선정되려고 하지만 실상 출력업체에 선정되도 별 재미를 못 보는 상황”이라고 들려줬다.

상황이 이런데도 많은 업체들이 수주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외형상으로 드러나는 것만큼 실속은 없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일정부분의 매출과 실적을 확보할 수 있고 이로써 파생되는 작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기업들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먼저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대기업 간판수주 업체가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간판물량을 수주할 경우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기업들의 비즈니스 방향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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