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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4 15:27

<79호><2005 SP투데이 연중 캠페인-‘제살깎는 과당경쟁을 지양하자’>- [실사] 최종 현수막 출력업계의 과당경쟁 실태

<2005 SP투데이 연중 캠페인-‘제살깎는 과당경쟁을 지양하자’>
- [실사] 최종 현수막 출력업계의 과당경쟁 실태

추락하는 현수막 가격은 날개도 없다

실사출력기의 보급 확산에 따른 낮은 시장진입장벽으로 업체가 난립하면서 촉발된 가격인하 경쟁이 장기간의 경기불황과 맞물려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실사출력업계, 이 가운데 특히 현수막시장의 과당경쟁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런 시장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업체간 출혈경쟁이 도를 넘어서면서 시장 전체의 경쟁력과 체질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출력업계가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

A업체의 관계자는 “요즘은 어디가나 죽을 맛이라는 얘기뿐이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더욱 답답할 노릇”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끝간데 없는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수막시장의 실태를 사례로 살펴본다.


▲‘아~! 옛날이여’… 여기저기서 ‘죽을 맛’ 아우성만
영등포구에 소재한 A업체는 업계의 대표적인 현수막제작업체 가운데 하나. 17년째 현수막 제작을 해오고 있는 B사장은 요즘 수나염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짙은 한숨만 토해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요즘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광고물량은 줄고 출력업체는 많고 가격은 바닥을 치는 상황이다 보니 출력업체 어딜 가나 ‘죽겠다’는 아우성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가격경쟁이 워낙 심하다 보니 견적서를 넣는 일이 겁날 정도”라면서 “여기서 더 내려가면 남는 것도 없는 상황이어서 요즘에는 예전처럼 활발하게 영업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출력업체 밀집지역 을지로 일대 가격파괴 심각
요즘엔 곤두박질치고 있는 현수막 가격에 출력업체들 스스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강남 쪽에서 실사출력업을 하고 있는 C사장은 얼마 전 간만에 출력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을지로와 충무로 일대를 찾았다가 혀를 내두르고 돌아왔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현수막이 거래되고 있었던 것. 그는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

이제는 현수막 가격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져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모두 쓰러질 수밖에 없다”면서 “업계 스스로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격오픈으로 출혈경쟁 부추기는 인터넷쇼핑몰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불과 2~3년 사이에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현수막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출력업체들이 크게 늘었는데 일부에서는 이들 사이트를 통해 가격이 오픈되면서 가격경쟁의 불씨가 더욱 당겨졌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D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가격이 오픈되면서 업체 간 출혈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면서 “우리는 그래도 적정선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에서 인터넷에 가격을 오픈하지 않고 있지만 소비자가 여기저기 비교해 보고 와서 그 이하로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들려줬다.

E업체의 관계자도 “아무리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는 결국 저렴한 가격을 찾는다”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일부업체들이 몰아가는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업계는 점점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적정가격을 지켜라!’… 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 절실
영등포, 관악, 구로 일대의 출력업체가 중심이 돼 결성된 ‘한국실사협의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F업체의 사장은 “수나염으로 제작하던 시절에는 실사협의회에 소속된 출력업체끼리 적정한 가격을 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형태로 일정한 마진율을 지켰던 적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업체도 워낙 많은데다 이렇다할 구심점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G업체의 관계자는 “적정한 가격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서 “업체들 스스로가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제대로 된 원가분석을 통해 적정한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H업체의 관계자는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현수막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게 함과 동시에 현수막 가격을 불신하게 만든다는 것도 큰 문제”라면서 “이런 소비자 불신과 시장왜곡은 결국 시장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출혈경쟁의 폐해를 지적했다.

제살깎는 출혈경쟁이 도를 넘어선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공멸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가격할인 = 수익성 악화’라는 자승자박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제 업계 스스로가 출혈경쟁에 대한 문제의식과 출혈을 자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때다. 죽고 살기식 경쟁만 할 게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정은 기자>

<도움말 주신 분들>
▲김광호(삼보애드피아 사장)
▲김의호(신우애드 사장)
▲우승철(유니포토 사장)
▲이병익(이정애드 사장)
▲이윤화(한성디자인 팀장)
▲이한석(세제현수막 사장)
▲정병춘(벽송기획 사장)
이상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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