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5.10.16 14:49

<86호> 옥외광고의 새로운 성장동력, BTL이 뜬다



‘광고의 위기’ 경고음 속 BTL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

‘옥외광고=전통매체’ 개념 탈피… 변화에 능동적 대응 필요


 




BTL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던 광고는 끝났다!’




최근 미국에서는 ‘광고의 위기’에 대한 경고의 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대행사들의 합병과 거대 지주회사들의 등장, 대행 수수료제의 붕괴, 뉴미디어의 속출과 기존 매체의 몰락, 범람하는 메시지 사이에서 전통적 의미의 광고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전망이 하나하나 현실로 대두되고 있는 것.




국내 광고계 역시 이러한 거대 흐름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일고 있는 광고계의 지각변동이나 비즈니스 환경의 급변도 어쩌면 앞으로 전개될 거대한 변화의 시작일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광고의 위기에 대한 탈출구는 없는가? 광고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론 일선 현장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이 BTL이다.




BTL은 얼핏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민간자본유치사업(BTL: Build-Transfer-Lease)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광고계에서 말하는 BTL이란 선하(線下: Below The Line)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 광고회사의 견적서나 청구서 양식을 보면, 가운데에 하나의 선이 그어져 있다고 한다. 선의 윗부분(ATL: Above The Line)은 광고사가 직접 관여하는 부분, 즉 기획료·카피료·아트워크 등의 항목으로 여기로부터의 커미션이 주요 수입원이었다. 반면 선 아래의 항목에 기록되는 외부발주는 커미션이 따로 계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부수적 활동이나 허드렛일 정도로 취급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ATL과 BTL의 가치가 역전되어 가는 세상이 되었다. ATL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 비대인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서 TV, 라디오, 신문, 잡지라는 4대 매체 중심의 전통적 매체로 구성된다고 정의한다면, BTL은 흔히 미디어를 매개로 하지 않는 대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말한다.




매장프로모션, 유통지원, 전시, 이벤트, 스폰서십, PR, DM, PPL 등을 망라하는 영역이 BTL로 광고 마케팅 툴은 끊임없이 확대되리라 예측할 수 있다.

 

지금 왜 BTL이 화두인가?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발간하는 월간 ‘광고계동향’은 최근 국내 17개 주요 광고회사의 BTL 관련부서 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결과 금강기획과 코래드가 2004년 부서명을 프로모션에서 BTL로 개명했으며, LG애드와 제일기획, 코마코가 2004년, 웰콤이 2005년 BTL 담당팀을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BTL팀을 운영하던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하면 총 7개사가 BTL 담당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것.




부서명 추이를 볼 때 SP에서 프로모션으로, 다시 BTL로의 진화가 뚜렷하다. 또한 굳이 명칭을 바꾸지 않더라도 BTL 범주의 부서가 팀에서 본부로 확대되는 등 그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의 이탈로 최대 위기를 맞은 금강기획은 내년부터 금강오길비로 사명을 바꾸며 BTL을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모그룹인 WPP의 마일스 영 아시아퍼시픽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BTL 영역에서 금강기획은 이미 한국관광공사 해외온라인 마케팅, 문화콘텐츠진흥원 온·오프라인 토탈 마케팅, 국정홍보처 홍보컨설팅, 여수국제청소년축제 진행 등의 성과를 거둔 상태다.




BTL이 광고계의 화두로 등장한 배경에 대해 LG애드의 이용진 BTL플래닝팀장은 ‘수직적에서 수평적·상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새로운 매체환경’ ‘정보의 헤게모니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바뀌며 전개되는 소비자 패턴’과 함께 ‘통합 마케팅 커뮤니테이션(IMC)의 출현’을 들고 있다.




2000년 즈음부터 IMC가 마케팅업계의 지침이 되고 있는데, ATL 매체 위주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한계가 IMC라는 마케팅 패러다임 관점에서 BTL에 대한 요구를 증폭시켰다는 것.




한편 BTL의 부각에 대해 TBWA 옥외매체팀 손병태 부장은 “기존의 광고회사들이 마케팅 컨설팅회사로 변해가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한계에 도달한 4대 매체의 대안으로 한때 온라인매체가 부각된 적도 있었지만 대안이 될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전통매체의 믹싱만으로는 도저히 커버가 되지 않는 마케팅 환경, 결국 BTL이 포스트 광고시대의 마지막 보루로 떠오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옥외광고, 기회와 위기의 기로

  

그러면 옥외광고계로선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요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 제목을 빌리자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그 해답이 될 듯하다.




‘전통매체의 몰락’이란 관점에서는 옥외매체도 예외가 아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옥외광고 역시 ATL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옥외라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극히 소극적으로 한정짓는 분류이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광고학자 켈러(Kevin L Keller)교수의 ATL과 BTL 분류(도표 참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때로 ATL로, 때로는 BTL로 접근에 따라 모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분야. 여타 전통매체와 달리 옥외광고의 무한한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손병태 부장 역시 “옥외는 전통매체적 요소와 BTL적 요소를 동시에 갖고 있다. 전통매체로서의 안주는 곧 도태를 의미한다. 새로운 환경에 대해 방향성을 맞춰가며 외연을 넓히는 포지티브 관점이 앞으로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ATL과 BTL의 구분이 무의미할 것이란 진단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양자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두 마케팅 툴 사이의 상황에 따른 통합이 하나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전통적 포지션을 고수한 기존의 고정관념만으로는 더 이상 따라갈 수 없는 비즈니스 환경에 이미 접어든 것이다.




월드컵 기간중 ‘비 더 레즈(Be The Reds)’ 캠페인으로 공식 스폰서 이상의 마케팅효과를 창출한 TBWA는 얼마전 지하철 이대입구 역사를 래핑하며 TU스테이션을 조성한 런칭캠페인과 뉴비틀 차량을 래핑하며 TU런칭을 가두홍보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캠페인에는 옥외매체팀과 프로모션팀이 동시에 투입됐다. 래핑역사와 래핑차량이란 신개념 옥외매체와 홍보모델을 활용한 갖가지 체험 프로모션이 결합, 소비자 현장 접점의 BTL적 마케팅의 한 예를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시도는 앞으로 보다 전방위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광고환경의 변화에 따라 옥외분야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스크린도어를 매개로 한 컨소시엄 자본의 등장, 엔터테인먼트 자본의 스크린광고 시장 진출같은 새로운 자본의 투입은 전체적으로 옥외광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겠지만 시장에서의 생존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다.




버스광고계에선 미디어렙이란 특화된 사업방식으로 성공모델을 구축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하철공사에 이어 철도광고의 광고사업방식 변경도 이러한 맥락에서 피할 수 없는 추세로 보기도 한다.

옥외대행사, 매체사, 제작사 할 것 없이 관련 분야의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선택만 남았다. 이제 지도 밖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유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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