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5.10.01 17:25

‘고가낙찰-사업권반납’ 골병든 업계, 도미노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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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 청구기간 10년 적용하면 가늠조차 힘든 액수

전면적인 약관(계약서) 검토의 일대 전환점 될 듯


 


■소송의 시발은

21세기애드서브는 서울지하철공사가 공고한 지하철역 운행소요시간 안내판 광고대행 입찰에 참여, 2002년 11월 낙찰을 통해 계약을 맺고 광고대행사업자가 됐다. 계약금액은 11억1,600만원(월 광고료 3,100만원)이었으며, 계약보증금으로 계약금액의 20%인 2억2,330만원을 서울보증보험에 납입하고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지하철공사에 제출했다.

 


이후 21세기애드서브는 1~4호선 115개역에 안내판 656개를 설치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12월분 광고료를 2일, 익년 1월분 광고료를 31일, 2월분 광고료를 1일 연체해 계약서에 정해진대로 각각 25%의 연체이율을 가산해 납부했으나, 공사와의 마찰로 2003년 6월 14일자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동시에 공사는 서울보증보험에 보증보험금 2억2,330원의 지급을 청구했으며, 21세기애드서브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행보증금청구권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공사는 반납 매체에 대해 다시 입찰공고, 2003년 9월 비전코랜드와 계약기간 3년, 계약금액 4억5,100만원의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했다.


 


■판결 주요 내용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계약보증금은 공사에 귀속되고, 귀속보증금 중 2분의 1 범위내에서 광고료 체납액 및 연체료, 광고물 등 철거 대집행비용, 손해배상액 등에 충당할 수 있다’는 계약서 내용에 대해 “고객인 원고에게 실제 손해에 비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으로서 무효”라고 판결내렸다.

 


아울러 재판부는 계약보증금의 전액 귀속이 아니라 공사는 실제 손해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는데, 그 계산법에 의하면 실제 손해액은 ▲해지일까지의 미지급 광고료(약 50일분)+▲미지급 광고료에 대한 약정 연체이율 연 25%를 적용한 지연손해금+▲다른 업체와의 계약일까지의 광고료 손해금만을 한정했다. 

 


또한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공사측이 90%, 21세기애드서브측이 10%를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서울고등법원도 1심과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최근 판결했다.


 


■판결에 따른 파장 및 전망

지하철 광고업계에 종으로 횡으로 소송 도미노가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후속 소송이 진행되는가 하면, 또 다른 계약서조항을 두고도 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21세기애드서브는 공사측을 상대로 3억원의 후속 손배를 진행중이다. 동시에 업계는 생산자물가지수를 적용해 광고료를 올린다거나, 3회 연체(삼진 아웃제) 사실에 대해 계약해지 하는 조항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만큼 업계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생산자물가지수 적용에 대해 대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지출계약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생산자물가지수인데, 유독 공사만 광고부문의 수입계약에 완전히 거꾸로 적용하고 있는 독소조항”이라며 “공정위 판결이 10월 나올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공정위와 별도로 법원 제소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광고료 3회 연체시 해지 조항에 대해서도 불만의 소리가 높다. 다른 한 관계자는 “3개월 연체도 아니고, 단 하루씩 3회 연체한다고 하더라도 과실로 해지당한다는 건 다른 약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예”라며 “연체에 대해 25%라는 고율의 이자를 받고서, 재징벌하는 것은 분명 문제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쨌든 이번 사안의 파장은 그 범위를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커보인다.

 


한 두 업체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약보증금 귀속분에 대한 배상 청구가 10년이어서, 묵은 사례까지 하나하나 도마에 오르는 도미노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벌써 관련 소송에 돌입한 대행사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하철공사의 광고사업방식 변경은 가뜩이나 힘겨운 시장상황으로 업계가 울고싶던 차에 뺨을 때린 격이 되었다. 일각에서는 벌써 광고사업으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충당하는 여러 공사들이 한꺼번에 거금을 토해낼 상황도 예상하고 있다.

 


철도공사 광고사업을 대행하는 철도광고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크리라 전망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한편 그동안의 불공정 약관이 이번 기회에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섞인 관측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시장이 좋을 때는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는데, 지금은 사실 너무 어렵다. 언젠가 제기될 문제였는데, 대행업계가 한푼 아쉬운 때에 폭발한 감이 있다”라며 “상생의 관계가 약관에서부터 다시 시작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명했다.

 


유성욱 기자


 


- 최근 얼마나 많은 사업권 반납 있었나?


최근의 주요 광고사업권 반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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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보증금 귀속을 두고 법원에 제소, 9월초 부분 승소한 승보광고는 이미 부산교통공단과의 조정을 통해 이해사안을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아직 철도광고의 경우만도 1호선 일산선 사업권과 안산선 사업권 반납으로 인해 귀속된 약 25억원의 계약보증금 문제가 걸려 있다.

 


수도권 1호선 전동차내 광고 사업권을 지난해 철도광고에 반납한 전홍도 약 30억원의 계약보증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지하철광고 사업권 반납은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고가낙찰의 폐해에 지하철광고의 침체라는 이중고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보고서는 2001년에서 2004년까지 TV CF의 경우 약 11% 남짓 광고료가 올랐음에도, 지하철 광고료는 같은 기간 30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최근의 주요 사업권 반납 사례는 지하철 광고업계의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상단 도표 참조>

 


계약주체에 귀속된 이행보증보험 납부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도표의  10건만 하더라도 160억원대에 이른다. 아직 파악이 안된 부분이나 보다 작은 규모의 매체, 이전 시기의 케이스까지 추산하면 수백억대가 훌쩍 넘으리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미니 인터뷰 - 21세기애드서브 이선국 회장

공정위 및 법원 판결 잇따라 승소

“10년까지 소급 청구 가능…업계 권리 대변에 보람”


 


0401.gif\"“지금까지 불공정 약관에 대해 업계는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높이지 못했습니다. 한번 밉보이면 다음 사업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죠. 하지만 업계 스스로 이의제기를 못한다면 두고두고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21세기애드서브 이선국 회장은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 ‘봉기에 나선’ 업계의 구세주와도 같은 인물이다. 한켠에선 “업계 공동으로 표창을 하든, 송덕비를 세워야되지 않느냐”는 농반진반의 소리도 들린다.

 


동양방송을 시작으로 한국방송공사, 서울신문사 등 언론사를 두루 거친 이력의 이회장은 법학도 출신. 법전을 다시 펴들고 약관이란 약관은 모두 조사하는 열성끝에 옥외광고업계에 관행처럼 이어져온 잇달아 바로 잡는 성과를 거뒀다.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조항이 정말 많더라구요. 그래서 2003년 5월 연간 3회 이상 광고료 연체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당하는 조항과 공사 필요시 계약상대자가 자체 비용을 들여 무조건 보수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 공사 필요시 철거 조항 등을 공정위에 심사청구, 이듬해 시정명령을 이끌어내게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계약보증금 일방 귀속 조항은 계속 남아있더라구요. 아마 공사측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회장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난 계약보증금 귀속건에 대해 “줘야할 부분은 공제하고 나머지는 돌려받는 게 너무나 당연한 상식 아니냐”고 반문하며, “청구권의 소멸 시효가 10년인데 자문을 구하는 업계 관계자들로 사무실 문턱이 닳을 정도”라고 요즘 근황을 전한다.

 


현재 두 소송에서 승소한 이 회장의 변호사가 몇 개 대행사의 소송업무도 대리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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