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순께 중소형 솔벤트잉크젯 플로터를 구입했습니다. 문을 열어놓고 작업을 하는 여름에는 덜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문을 닫고 작업을 하다보니 냄새가 너무 심해 머리가 아플 정도이고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말 열렸던 코사인전에 참가했었습니다. 각종 솔벤트 장비들이 전시회장을 가득 메워 연신 출력물들을 쏟아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때 기억나는 또 다른 하나는 행사장에 진동한 솔벤트잉크 냄새였습니다.\" 솔벤트잉크젯 플로터와 관련해 어지럼증, 현기증, 구토 증세를 느껴본 적이 있다는 경험담들이다. 솔벤트잉크젯 플로터의 실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솔벤트잉크의 유해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물이 용제(溶劑)가 되는 수성잉크와 달리 솔벤트잉크는 용제가 독성을 지니고 있어 환경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솔벤트 자체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얘기다. 솔벤트 특유의 강한 냄새는 호흡기 점막과 피부, 눈에 자극성이 있으며 다량이 체내에 흡수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현기증, 구토, 피로감 등을 유발하고 장시간 노출시에는 집중력 저하, 건망증, 신경장애 등의 이상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솔벤트의 유해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도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캐나다 앨버타대 공중보건대학의 니컬러스 체리 박사는 솔벤트의 글리콜 에테르 성분이 남성의 불임을 유발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미국 국립질병통제센터는 솔벤트 N-헥산이 손, 발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신중 솔벤트를 다루는 직장에 다닌 여성이 출산한 아기에게는 색맹을 포함한 시력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솔벤트잉크젯 플로터 사용에 따른 피해사례가 보고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솔벤트 잉크의 유해성에 대해 심각한 문제제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솔벤트 플로터가 더 많이 보급되면 분명히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솔벤트잉크젯 플로터를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전문가들은 솔벤트잉크젯 플로터를 사용하는 업체는 반드시 덕트 등의 환기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문수 디지아이 본부장은 \"솔벤트 냄새와 분진 등 유해한 물질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거나 실내에서 외부로 빼낼 수 있는 환기시설은 기본으로 설치해야 한다\"며 \"또 시스템을 판매할 때 제공하는 취급요령 및 지침서를 숙지해 제대로 운용한다면 솔벤트잉크젯 플로터라도 무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호 거성교역 차장도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서 작업을 할 경우 유해성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질 수 있다\"며 \"쾌적한 작업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솔벤트장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황석상 아트매니아 사장은 \"대형 솔벤트장비인 프레스코 3200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계를 들여놓을 당시 환기구를 설치한 다음 기기를 운용하고 있어 작업장 환경이 쾌적하고 강한 솔벤트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 편\"이라고 밝혔다. 일부 솔벤트잉크젯 플로터들은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 기기에 자체적으로 환기구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미마키의 JV3시리즈, 사이텍스 비전의 엑셀젯, 디지아이의 VTⅡ 등이 이에 속한다. 시스템을 유통시키는 업체들이 유해성에 대한 경고표시나 성분비교분석표 등을 통해 사용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재기 코스테크 차장은 \"독성 유해물질에 대한 경고표시, 취급요령 및 성분분석 등 세부적인 지침서를 제대로 첨부해 사용자가 최대한 안전하게 기기를 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재 마카스 부장도 \"미마키사의 경우 제품 개발시 환경적인 부분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하는 게 시스템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혔다. 환경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자 국내 잉크제조사들은 냄새가 적고 인체에 무해한 솔벤트잉크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파켐과 잉크테크 등 잉크 제조업체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솔벤트잉크의 독성을 제거함으로써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현규 알파켐 과장은 \"친환경적인 솔벤트잉크 개발에 착수해 완료단계에 와 있다\"며 \"향후 국내에 솔벤트잉크를 본격적으로 유통하게 되면 쓰고 남은 잉크를 전량 회수하는 등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