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LG화학과 미국기업 뷰텍이 손을 맞잡고 한국 실사프린터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가진 지난 9일의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두 거대기업의 오만과 상술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일방적 선전장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기자회견이 있기까지. 회견 며칠전 LG화학측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제품 시연회를 앞두고 뷰텍CEO와의 기자회견이 있으니 참석해달라는 초청의 글이었다. 덧붙여 ‘뷰텍CEO 인터뷰 내용’이라는 첨부파일을 보내왔다. 7개 언론사 기자들이 질문할 내용을 미리 정해주니 순서대로 질문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질문내용은 뷰텍제품을 노골적으로 선전하는 답변을 끌어내기에 적합한 것들이었다. SP투데이 기자에게 배당된 내용은 뷰텍의 신제품 몇가지를 열거한 뒤 한국의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할지를 물어봐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기획\'된 기자회견은 초반부터 엉망이었다. 정확한 방 번호가 당일 확정된다는 이유로 장소를 미리 공고하지 않아 \'임무를 부여받은\'(?) 기자들이 한참을 헤매야 했고, 통역사마저 통보를 잘못 받아 다른 호텔로 가는 바람에 35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게다가 주최 측의 편의 위주로만 시간을 정하는 바람에 기자들은 오후의 시연회까지 커버하기 위해 이날 하루를 거의 고스란히 바쳐야 했다. #일방적 선전장 회견과정 전체를 통해 기자들이 주최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는 앞에 언급한 질문서가 전부였다. 그 흔한 제품설명서 하나, 사진 한 장도 제공되지 않았다. 당연히 수첩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주최 측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 외에는 없었다. 게다가 회견은 대략 1시간 40분간 진행됐지만 뷰텍의 회장과 아시아태평양 담당 책임자, LG화학 관계자가 번갈아 설명에 나서는 바람에 기자들에게 할애된 시간은 3분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회견은 그나마 애시먼 회장의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는 일방적 선언으로 종결됐다. 회견에서 애시먼 회장은 한국시장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품질(High quality)??견고(Strong)??탁월(Superior)?등의 표현을 수도 없이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자 질문에는 빠짐없이 이들 단어가 등장했다. 반면 경쟁회사와 그 제품들은 이날 회견장에서 처참할 정도로 폄하됐다. 애시먼 회장은 다른 경쟁사들의 제품 품질을 언급하면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뷰텍의 5년 전 수준?이라고 단정했다. 아울러 ?비교조차 안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가 하면 ?엡손의 기계 9대를 갖고 있던 업체가 우리 제품 1대로 바꾸고 나서도 다 커버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들으면서 이는 객관적 비교가 아니라 주관적 폄하, 나아가 악의적 비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질문은 가격문제, 한국시장의 특수성 문제 등 주로 회의적 관점에서 제기됐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