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리의 옥외광고 어디로 갈 것인가① -------------------------- -복사품 양산, 저가 경쟁주의 제작행태 지양해야
<글싣는 순서> 1. 옥외광고물의 실태와 문제점 2. 선진 외국의 사례 3. 외국 광고물과의 비교 및 심층 진단 4. 옥외광고물의 바람직한 개선방향 5. 옥외광고시장의 개방과 생존전략
도시경관은 우리의 생활환경 가운데 시각환경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고 옥외광고는 이러한 도시경관을 결정짓는 중요기능과 함께 정보전달 매체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전달 매체의 측면에서 보자면 넘쳐나는 전달욕구로 오히려 광고효과를 반감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각종 광고물의 난립과 경쟁적인 대형화, 자극적이고 튀는 표현 등으로 도시경관은 부끄러울 정도이다. 사업 측면에서도 가격 중심의 출혈경쟁 속에서 천편일률적인 대형 사각형태의 광고물만 반복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경쟁력도 없고 부가가치 또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옥외광고 전반에 대한 진단을 통해 도시경관을 살리고 정보전달 기능을 제고하며 광고사업의 활로 모색과 함께 미래 옥외광고의 모습을 전망해 본 서울시 도시정비반 김정수 주임의 특별 기고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우리의 옥외광고 실태나 문제점에 관해서는 누구나 쉽게 평가하고 해결방안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 많은 분들이 광고물 및 광고 디자인 등에 대해 전문가로 자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실태나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거나 확실한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흔히 우리의 옥외광고 수준을 외국, 특히 선진국들과 단순비교해 아주 저급하게 치부해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데 옥외광고는 그 나라나 도시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광고물만 단순하게 분석해서는 절대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으며 전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시각과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 생활 주변의 광고물은 대부분 현란하고 천편일률적이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대형화와 난립으로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간판이 너무 많아 오히려 찾고자 하는 업소를 찾을 수 없다” “정신이 없다” 등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불합리한 도시계획체계 및 업소의 밀집?영세성 개별 건물단위로 볼 때 하나의 건물에 수많은 업소가 밀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업소의 변동주기 또한 대단히 빈번하다. 사흘이 멀다하고 업태와 업종이 변경돼 광고물의 신규설치가 계속 된다. 게다가 새로 설치될 때마다 규격도 커지고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표시를 선호한다. 대다수의 건물은 이미 외벽을 들여다 볼 수 없을 만큼 광고물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간판문화가 이렇게 된데는 선진국과 같이 도시계획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지번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목적지를 찾는데 지도보다 대형 건물이나 간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또한 통신판매가 발달하지 않아 모든 상품을 점포에서 직접 구매하는 구시대적인 거래방식도 광고물의 난립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광고물 소비자인 일반 점포주나 공급자인 제작업체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점포주 입장에서는 도시미관이나 디자인을 고려하는 광고물은 아예 관심 밖이며 앞뒤 가리지 않고 튀는 간판, 많은 수량, 큰 규격으로 우선 눈에 잘 띄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자 가장 좋은 홍보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제작업자 역시 모두가 내부조명 간판(플렉스 간판)만 잔뜩 양산, 똑같은 광고물을 만들어냄으로써 오로지 가격깎기 경쟁에만 의존하는 덤핑의 출혈경쟁이 악순환처럼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서울의 강남 등 일부에서 간결하고 예쁜 광고물을 설치, 간판의 가독성과 도시경관을 높게 유지하려는 사례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내서만 연평균 80여만건 정비?수거돼 상권구조 자체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도 심각할 정도인데 여기에 더해 최근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업소의 이주와 변동을 더욱 빈번하게 하고 있다. 현수막, 깃발형, 에어라이트, 입간판 등 도시 미관과 보행인 통행을 방해하는 염가의 불법 광고물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으며 청소년 선도에 결정적으로 해를 끼치는 낯뜨거운 음란성 벽보나 전단, 스티커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옥외광고를 거론할 때면 광고물의 수준이 낮다느니, 도시미관을 해친다느니, 외국의 광고물은 어떻다느니, 무분별하고 난립된 광고물은 정비되어야 한다는 등 모두 전문가가 되어 분분한 의견을 내놓지만 막상 정비단계에 들어가면 “왜 하필 나부터인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는 2001년과 2002년 불법?불량 광고물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 고정광고물 259,920건을 정비하고 현수막?입간판 등 불법 유동광고물은 무려 139만9,753건이나 수거했다. 과태료(이행강제금)도 총 2만1,431건에 24억7,273만6,000원을 부과하고 불법광고 행위자 1,569명을 고발조치하였으나 아직도 시내 곳곳에는 불법 광고물들이 널려있는 형편이다. 또한 전신주 등 가로시설물에 덕지덕지 붙는 첨지류 광고물을 예방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대응하다 급기야 예산을 투입, 벽보부착방지판을 시공한 끝에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잘못된 일부 불법행위 때문에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을 쏟아부어야 할 것인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광고물 발전속도 못따라가는 법규와 제도도 문제 광고물은 무엇보다 주변 여건과 건물의 용도?규모 등 제반 현황에 따라 특색있게 관리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여건에 가장 적합한 표시방법과 규격?형태?디자인 등을 개발하여 탄력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