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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7 17:17

(제30호)잇따른 인명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 2003-07-17 | 조회수 986 Copy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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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미비가 대형사고 부르는 주범
자격요건 강화? 보험가입 의무화 절실

이번 구로동 추락사고는 지난 4월말 일산에서 간판 설치도중 형제가 동반 추락사한지 채 석달도 안돼서 일어나 간판작업 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간판작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위험요소에 노출되게 마련이지만 안전에 관한 배려와 실천은 여러 취약한 여건들 때문에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이 사망사고 불렀나?

이번 추락사고의 일차적인 원인은 대개의 사고현장이 그러하듯 순간적인 안전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현장에는 철거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크레인이 투입돼 있었으나, 사고는 사다리에서 발생했다.
간판철거 마무리작업이 덜 된 것을 발견한 최씨가 보다 빨리 마무리할 생각에서 크레인 대신 사다리를 탄 것이 일차적인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는 것이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최씨가 간판 철거업무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팀장으로서 그동안 철거 업무를 너무나 잘했다\"며 \"간단한 작업이라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서 크레인을 놔두고 사다리를 탄 것이 그만 잘못돼 사고로 이어진 것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에 못지 않게 사업성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작업일정이 이번 사고의 진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철거용역비가 너무 적다보니,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하루에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최씨가 순간적으로 사다리를 탔던 것도 크레인 작업을 하면 그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다리를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철거용역업체 관계자는 \"하루에 70개 정도는 철거해야 수지가 맞지만, 실제로는 40여개 철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열악한 작업환경을 토로했다.

업체 선정? 용역비 합리적인가?

그런가 하면 일부에서는 철거용역업체 선정의 문제점도 한 원인으로 제기한다. 일정한 자격요건 없이 최저가 입찰을 하다보니, 자격미비 업체가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장비와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작업을 하게 돼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최저가 입찰을 할 게 아니라, 기존 실적을 포함해 일정한 기술력과 장비를 갖춘 업체에 한해 경쟁입찰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낸 K사의 경우 올해 처음 광고물 철거용역 업무를 시작했고, 주요 사업분야는 건물청소와 냉난방 관리 등 건물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또 철거용역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업체가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고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한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합하게 공개경쟁입찰에 부친 것”이라며 “실적도 넣고 싶었지만, 특혜를 준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적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험가입 의무화 필요성 제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위험요소가 많은 간판작업의 특성상 보상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간판작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위험 요소에 노출되게 마련이며, 이번 사고처럼 작업도중 간판기사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는 물론 지나가는 행인을 다치게 하는 등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물론 안전사고는 미연해 방지하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후 보상문제 등이 직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번처럼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소규모 영세사업장이 많은 업계 여건상 보상보험 가입은 더욱 필요하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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