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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호> 특별기획 / 위기의 지하철광고를 진단한다 (3)
- 2004-06-15 | 조회수 939 Copy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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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위기에 처한 지하철광고 시장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지하철 매체의 메리트 감소와 국내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지하철 시장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야말로 ‘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며, 관련 업계와 발주기관 모두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지하철을 외면한 광고주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선 확실한 메리트 부여가 뒤따라야 한다. 지하철광고는 그동안 저렴한 광고비를 내세워 업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이와 함께 광고주 눈높이에 맞는 유연한 매체운용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하철광고를 되살리기 위한 대안 및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하철매체, 메리트 되살리기가 관건이다”
시장의 룰은 소비자와 함께 만든다는 기본원칙 지켜야
매체사 동업자 정신 갖고 ‘윈윈 시스템’ 마련해야 발주기관
■이전투구식 과열경쟁, ‘이제 그만’
지하철 시장의 붕괴위기 사태를 초래한 일차적 책임이 업계 스스로에게 있다면, 그 해결방안 역시 우선 업계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체사간 고가 입찰경쟁이 결과적으로 지하철 시장의 붕괴위기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톡톡한 수업료를 치른 만큼, 이제부터라도 과열 입찰경쟁을 지양하고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사 관계자는 “매체사간 과당 입찰경쟁이 낙찰가를 올리고, 광고료 인상을 가져왔다”며 “그 결과가 어떤지 경험한 만큼, 이차에 합리적인 입찰 관행이 자리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하철매체의 소비자인 광고주와 시장의 룰을 함께 만든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체의 가격결정에 광고주의 의사가 일정 부분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것.
W사 관계자는 “시장의 룰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와 함께 만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이 점을 간과한 게 붕괴위기를 맞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경제 체제에서 예전처럼 고유의 영역을 인정해주는 풍토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물 흐리기’식의 잘못된 경쟁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매체사-발주기관 ‘윈윈 시스템’
마련 절실
업계는 지하철이 버스 등 타 매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효과 높은 신매체 개발과 도입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는 일단 동의한다. 이런 시도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상황은 발주기관이 무분별한 매체개발로 시장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존 매체와의 동반추락을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고 주장한다.
K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불경기에 기존 매체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는 고민하지 않고, 수익성만을 생각해 신규매체를 시장에 밀어 넣는 것은 문제”라고 성토했다.
무엇보다 매체사와 발주기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업은 어디까지나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것인 만큼, 서로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런 점에서 차제에 발주기관과 매체사간 공동 협의체 구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K사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발주기관의 동업자 정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광고주 및 매체사, 학회, 언론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도 고려해볼 때”라고 밝혔다.
또한 발주기관이 단기간에 성과물을 낸다는 생각을 벗어던지고,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W사 관계자는 “오죽하면 반납 사태가 속출하겠느냐”며 “반납하면 재입찰에 부치면 그만이라는 생각부터 버리고, 합리적인 조정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광고주 니즈(needs)에 부합하는 매체운용이 가능하도록, 발주기관이 가능한 범주 내에서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탄력적인 매체운용 시스템 도입이 결국에는 매체사와 발주기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 입찰제도 보완책은 없나
발주기관은 현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준용해 입찰 및 계약을 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현행과 같은 최고가 경쟁입찰이 과연 최선책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편다. 외국의 사례를 들어 차점자 낙찰제나, 부찰제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K사 관계자는 “우선 따고 보자는 식의 입찰로 인해 사업의 부실은 물론 장기간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차점자 낙찰제 도입이 보완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W사 관계자는 “사업의 부실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예가에서 상하 10%범위에서 낙찰자를 결정하는 등 부찰제 도입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장기간 표류하는 사업에 한해서 광고료에 따른 요율 입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물론 부작용도 만만치 않겠지만,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매체에 한해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는 것.
예가 산정 기준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무조건 실거래가격(이전 낙찰가)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현재의 경기상황과 게첨률 등을 면밀히 분석한 다음 예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업계는 시설물 설치나 공익사업까지도 일단 광고를 접목시켜 투자비를 떠넘기려는 잘못된 입찰관행도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J사 관계자는 “신매체를 개발할 때 업계 여건을 고려치 않고, 시설 투자비를 무조건 매체사 부담으로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W사 관계자는 “광고대행 사업은 말 그대로 대행을 한다는 개념이 맞다”며 “일본의 지하철처럼 발주기관이 광고시설물을 먼저 설치하고, 이후에 광고대행권만을 입찰에 부치는 시스템이 합리적인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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