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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1 16:12

<제125호> 문광부 - 국회 문광위 간판개선소위 주최 심포지엄 발제 요약

  • 2007-06-01 | 조회수 905 Copy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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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간판개선 사업의 현주소는 간판의 유니폼화”




문제의 진원지는 종로와 청계천…


여타 지자체들로 여과없이 전이된 참담한 결과


 


주제 : 지방자치단체의 간판정비 사업 실태


 


1180681862775.gif\"   발제자 :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장


 


2003년부터 종로와 청계천을 중심으로 간판개선 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전국 지자체는 앞다퉈 같은 사업을 실시했다. 대부분 아무런 비판없이 종로와 청계천을 모델로 삼았다. 그리고 이들 두 지역이 안고 있던 문제점들은 여과없이 받아들인 타 지자체에 그대로 전이됐다. 결국 대한민국 간판개선사업의 현주소 ‘간판의 유니폼화’다.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청계천을 살펴보자. 채널을 이용한 돌출문자를 주 표현수단으로 사용하고 LED를 내장했다. 전면 간판의 주조 톤은 짙은 저채도의 색을 다양하게 사용했으며, 픽토그램(pictogram)으로 6개의 업종을 분류해 표시했다. 픽토그램만으로 업종을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으며, 시인성 또한 약했다. 간판디자인의 획일화로 간판의 1차 기능인 랜드마크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간판만 정비했기 때문에 거리 전체와 조화를 잃었으며 결과적으로 도시미관에 기여하지도 못했다.




청계천의 간판 디자인 획일화 문제점은 타 지자체에 그대로 전이됐다. 안양 중앙로 시범가로사업의 경우 거리를 ‘나무의 거리’, ‘유리의 거리’, ‘철의 거리’로 나누고 재료로 구분지어 거리마다 컨셉을 부여했다. 이러한 컨셉의 적용은 점포의 특성을 무시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를 들면, 철의 거리에 있는 약국이나 꽃집에는 차가운 금속 재료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간판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점포명을 글자로만 표현하는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각 거리마다 주제를 부여해 간판을 정비했지만 그 결과 모든 점포가 같아 보이는 인상이 뚜렷하다.

동해시는 무지개 빛깔의 점멸식 LED를 광원으로 사용했다. 전면 간판의 주재료는 목재로 점포간 변별력없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간판의 재료만 달라졌을 뿐 LED나 채널문자 적용 등은 또다른 청계천을 연상시킨다.

이밖에 용인시, 일산, 안성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획일화된 간판 정비를 해 청계천사업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몇몇 지자체 사례만 보아도 종로나 청계천의 획일화된 간판 정비가 간판개선 사업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각론으로 보자면 첫째, 디자인의 획일화가 가장 큰 문제다. 각 점포의 개성 및 특성을 몰살시키는 것은 물론 랜드마크 기능마저 상실케 하고 있다.

둘째, 많은 지자체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간판개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간판과 건물의 조화를 고려하고 나아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등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이 요구된다.




셋째, 관 주도로 이루어진 관계로 점포주들의 간판에 대한 자율 의지가 사라졌다. 점포주들의 간판에 대한 공공적 책임의식과 개선에 대한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름답고 좋은 간판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범사례를 제시하거나 캠페인을 통한 인식전환 유도 등 노력들이 요구된다.


 


“도시 전반 아우르는 개선사업 해 나가야”




간판은 규제대상 아닌 하나의 문화


 


주제 : 도시 공공환경과 도시구성 요소로서의 간판-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1180681908032.gif\"   발제자 :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많은 사람들이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간판 개선 사업 중 가장 나쁜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는 천편일률적인 간판정비 사업의 효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사업은 당초 간판을 정비하기 위한 간판개선 사업이 아니었다. 서울의 상징거리 종로를 대표적인 도심활동의 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도시발전 사업이었다. 가로수, 가로시설물과 맨홀 등 도로설치물, 옥외광고물, 건축물 외관 등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까지 도심 전체가 개선사업의 대상이었다.

이 종합적인 도심 개선사업을 위해 서울시와 종로구 TF팀의 행정적 지원 속에 상인 및 건축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가 구성되고 도시설계·조경·옥외광고물·건축리모델링 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프로젝트는 사업 초반에 다양한 분야의 체계적 조직 시스템을 통해 종합적인 사업을 진행했고, 일부 시범지역을 대상으로 옥외광고물 정비를 진행했다. 그리고 일부 시범지역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서울시는 이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종로 간판 시범거리사업으로 변질됐다. 서울시는 종로1가에서 6가까지로 구역을 전면 확대해 대대적인 간판 정비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애초에 구성됐던 프로젝트팀에서 도시설계나 조경 등 전문가는 빠져 나가고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서울시는 규제 일변도의 간판개선 사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천편일률적인 간판정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한 디자이너도 문제였고 그것을 방치한 관리시스템도 문제였다. 이런 종로의 사례를 볼 때 간판 위주의 사업은 분명 한계점을 안고 있다. 관이 주도한 규제 일변도의 간판 정비사업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본질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간판의 수혜자는 시민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간판문화 개선 방향은 어떤 것일까.

우선 간판을 도시 환경과 문화의 한 요소로 바라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환경과 문화의 문제점들이 간판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지 간판 자체만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문화의 중심, 도시 활동의 장으로서의 가로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간판문화 개선을 선도사업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업에 간판 우수기업 인증 및 정부홍보물 홍보 등을 통한 사회적 포상을 지원하면서 모범적인 간판을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업의 모범사례를 통해 간판의 인식과 문화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 즉 시민과 민간기업, 행정이 함께 좋은 도시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광복동에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




조직 구조의 한계…

간판 관련 전문가도 부재
 


 


주제 : 부산 광복로 일원 시범가로 조성사업


 


1180681946460.gif\"    발제자 : 박광철 부산동의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부산 광복로 일원 시범가로 조성사업은 침체 일로에 있는 광복동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궁극적인 목적 아래 86억원이라는 거대 예산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다.

부산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상권 활성화를 도모할 뿐 아니라 가로 환경의 개선, 주민 참여를 통한 지역 문화의식 고취, 친환경적 도시환경조성 등의 기대효과를 누리고자 했다.




특히, 프로젝트의 핵심인 간판개선 사업의 기본  방향을 “열린 간판문화 박물관”으로 설정하고 업소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간판을 제안해 광복동만의 특색있는 거리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광복동 시범가로 조성 사업에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결여되었다. “열린 간판문화 박물관”이라는 컨셉대로 간판박물관이라 할 만큼의 디자인적 가치가 없으며, 크기나 수 줄이기에만 초점이 된 컨셉없는 간판개선 사업이 되고 말았다.




그 이유는 조직구조와 실행의 프로세스가 갖는 문제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번 사업은 국제 아이디어 현상 공모를 통해 진행됐고, 공모에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공모전의 심사를 건축 전문가 위주로 이뤄진 심사위원회가 맡아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심사하는 격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간판에 관련된 완성도 높은 작품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모작품의 최종안 결정은 주민투표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많았다. 외국 당선자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기 여려웠으며, 주민의 애국심이나 국내 출품자의 인정에 기대 투표가 이뤄져 형평성있는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간판 전문가가 결여되고 오류로 시작된 사업은 결국 간판개선 분야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외부 발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 결과,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간판을 디자인했으며, 간판의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로 사업이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광복로 사업은 공모전을 주민투표에 의해 진행하고 문화포럼이라는 주민연대가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등 주민참여 사업이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간판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고 비전문가가 참여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한계를 거울로 삼아 거리개선 사업을 추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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