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거리를 돋보이게 하는 도시의 가구\'로 불린다. 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우 주위 경관과 어울리는 간판, 그런 간판들이 조화를 이룬 거리들은 관광객의 촬영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간판이 일종의 문화상품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그러나 우리는 너무 다른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간판을 문화콘텐츠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크고, 자극적인 간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서울시가 매년 소비자단체와 함께 좋은 간판·거리를 선정해 상을 주고 사진으로 담아 전시하는 목적도 \'간판에 대한 인식 전환\'에 있다. 문화가 바뀌는데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두르지 않고,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꾸준히 좋은 간판을 뽑아 전시하며 시민들의 마인드에 변화가 오길, 문화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2002 좋은 간판\'으로 선정한 8작품과 녹색소비자연대가 뽑은 \'좋은간판·거리\' 10작품 등 모두 18작품을 자치구별로 순회 전시를 갖고 있다. 시청 앞 지하도와 용산 효창공원(지하철 6호선)내 전시를 마치고 현재(1월20~25일) 구로구 청사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5일까지 6개월 동안 서울 25개 자치구를 돌며 진행될 예정이다. 각 자치구별 순회 전시기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간. 전시장소는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지하철역이나 구청 민원실 등 구민의 발길이 많은 곳으로 정해 놓았으며 많은 시민들이 몰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용산구 도원동에 사는 조원규 씨는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간판이 예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면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아름답고,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수많은 간판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시민들을 위해 좋은 간판을 만드려는 노력이 계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남구 개포동에 산다는 윤수현씨는 \"이런 이벤트도 좋지만, 시가 가로환경 개선을 위해 보다 실질적이고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광고물대책반 관계자는 \"이번 순회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크고 자극적인 간판이 좋은 간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깨고, 좋은 간판 만들기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간판문화가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