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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4 13:19

(제7호) 업계 악성루머 난무 속 '경영압박' 우려

  • 2003-02-14 | 조회수 945 Copy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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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 \"인쇄기로 분류통관 과세타당\"
해당업체 사실공개 꺼려 정보 차단

관세청 \'과세전 적부심사\' 진행


김해세관의 수입 실사출력기에 대한 관세부과 예고 통보를 둘러싸고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다.
사실과 다른 미확인 정보가 유포되는가 하면, 잘못된 정보가 확대재생산되는 등 업계 전체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부과 예고 통보를 받은 업체 리스트가 얘기해 주는 사람마다 틀려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모 업체는 수십억원의 관세를 물게 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는 김해세관측이 밝힌 \'2,000만~3,000만원대 부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 업체 대표는 \"우리는 정당하게 관세를 물고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우리 회사 이름이 거론돼 당혹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해당업체들은 수입가격 등 영업비밀이 노출될 것을 우려, 사실을 숨기거나 말을 아끼고 있어 직접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대리점과 수요업체 등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 세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유야무야됐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이번이 첫 사례\'라는 세관측의 설명과 달라 혼선을 주고 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장님만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밝혀 해당업체 직원들조차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관세 파문은 관세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적법여부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온갖 루머와 근거없는 추측을 양산하며 한동안 업계 전체를 휘감을 것으로 보인다.

■ 관세 왜 부과하나

이번에 관세부과 통보를 받은 업체들은 한결같이 사실확인을 피하고 있어 세관측의 입장만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해세관측은 해당업체들이 그동안 실사출력기를 수입하면서 비관세품목으로 분류해 통관시켜 왔다고 말한다.
세관측은 업체들이 \"무관세품목인 플로터(HS부호 9017) 또는 잉크젯 프린터(8471) 등으로 신고해 실사출력기를 들여왔다\"며 \"그러나 이들 제품은 과세대상 품목인 잉크젯 방식의 인쇄기(8443)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해 관
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해당업체에 모두 예고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세관측은 \"실사출력기를 컴퓨터용 프린터나 제도용 플로터(Plotter)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실사출력기는 플로터 원리를 이용한 인쇄기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세관측은 또 \"기술이 발전하고 기능이 향상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실사출력기를 10년 전의 세번(稅番*HS부호)과 같은 품목으로 수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세관측은 특히 \"같은 기능의 제품을 인쇄기로 분류해 신고한 뒤 정당하게 관세를 물고 수입통관하는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세관측은 이어 지난 2001년초 K사의 한 모델 제품이 인쇄기로 분류돼 관세가 부과된 사례가 있다고 밝혀 이번 과세가 적접한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관세청 행정법무담당과는 \"지난해 상반기 중 수입제품에 대한 품목분류 조정이 심도있게 이뤄졌다\"면서 \"이번 실사출력기에 대한 관세 부과는 새로운 품목 분류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관과 관세청은 이번에 통보를 받은 업체들의 명단을 끝내 밝히지 않아 업계에 퍼지고 있는 루머는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업계에 미칠 파장

수입 실사출력기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당장 피해를 입는 곳은 실사시스템 업계다. 수입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로 경영부담이 불가피하다. 특히 향후 김해세관 뿐만 아니라 이용 가능한 국내 모든 세관에 동일하게 관세를 낼 수밖에 없어 큰 짐이 될 전망이다.
업체들이 이같은 경영압박에서 쉽게 벗어날 방법으로는 가격인상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불투명과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하면 가격인상이 곧 영업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격조정은 쉬운 결정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수입업체들이 부과된 관세액을 마진 폭 축소에 반영해 판매에 나설 것인가 하는 문제도 지켜볼 대목이다.
수입 실사출력기의 판매대리점들은 수입업체들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모 대리점 대표는 \"지금으로선 아무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심경을 대변했다.
동종의 수입업체들에 미치는 파장은 두 가지로 엇갈린다.
현재 관세를 내고 있는 업체들은 향후 관세청의 심의 결과에 따라서는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기대한대로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현재 하던 방식대로 관세를 물면 된다는 입장이다.
모 업체 대표는 \"사실 이번 사안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관세를 모두 내고 출력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세관을 통해 들여온 출력기에 대한 관세부과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업체들도 있다. 이번에 통보를 받은 업체 중에는 김해세관이 아닌 다른 세관을 통해 제품을 수입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기종을 수입하려는 업체에는 품목분류에 대한 고민거리를 안겨 준 측면도 있다.
실사출력기의 실수요자인 인쇄출력업체들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사안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적지않은 경영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사출력을 주문하는 최종 소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번 관세 파문이 안고 있는 색다른 문제는 수입업체들의 영업비밀 노출여부다. 과세부과 문제나, 향후 관세청의 심의결정이 어떤 방식으로든 언론에 비쳐질 경우 업체의 영업비밀이 부분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입 실사출력기의 HS코드가 확인되고, 이에따라 관세를 바탕으로 역산하면 수입금액을 어림잡을 수 있으며 업체의 마진 폭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얘기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김경호 기자 khkim@sptoday.com

올 하반기에나 판정날 듯

■ 앞으로 어떻게 되나

관세부과 통보를 받은 업체들이 작성해 김해세관에 낸 \'과세전 적부심사청구\'는 현재 상급기관인 관세청에 올라와 있다. 관세청에서 이를 취급하는 부서는 행정법무담당관실.
이번 수입 실사출력기에 대한 과세전 적부심사청구건은 앞으로 변호사와 관세사, 교수, 관세청 관리 등 12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현행 관세청 업무 내규에는 \'청구된 날로부터 한달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으나 담당부서에는 현재 수입 실사출력기건 외에도 비슷한 사안으로 올려진 다른 품목의 청구가 수백건에 달해 규정기일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실사출력기 관세부과의 적합, 부적합을 가리는 심의는 빨라야 3달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실무담당자는 \"이번 청구건은 실사출력기를 인쇄기로 품목분류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 종전과 같이 수입관행을 인정해야 하는가 여부, 성실신고 납세자와의 형평성 문제, 소급과세 금지원칙에 들어맞는지 여부 등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심사가 될 전망이어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청의 심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관세 부과가 정당한 것으로 판정될 경우 업체들이 이를 즉각 수용할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해당 업체들은 차순위 불복 절차인 관세청 심사청구 또는 국세심판소에 제소할 것이 확실시돼 이번 사안은 올해 말에 가서야 결말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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