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업협회 서울시지부가 옥외광고물 안전도검사 위탁 업무를 협회로 단일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사업은 올 2월 새로 취임한 이한필 시지부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로, 이미 지부 차원에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지부는 오는 6월이면 시와 맺고 있는 안전도검사 위탁 업무의 계약기한이 끝나고, 앞으로는 해당 업무가 자치구로 이양됨에 따라, 각 자치구의 입장을 파악한 후 의견조율을 통해 단일화를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 대상광고물 및 위탁 현황
옥외광고물 관련법에 따르면 안전도검사 대상광고물은 △옥상간판 △광고물 상단 높이가 지면에서 5m이상이고 1면 면적이 1㎡이상 돌출간판 △4층이상에 설치하는 가로형간판(입체형 제외) △지면으로부터의 높이가 4m이상인 지주이용간판 등 주로 거리에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광고물들로 이들 광고물은 원칙적으로 3년마다 안전도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서울시의 안전도검사 위탁 업무는 협회와 건축사사무소로 이원화돼 있고, 민원인이 이들 중 위탁 업체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25개 구청 중 10여개 구청은 위탁 지정을 신청한 건축사사무소가 없어 실질적으로 지부에서 안전도검사 업무를 모두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부 자치구의 경우 안전도검사 물량이 많지 않아 관련법에 명시된 인원과 장비를 갖추고 위탁 업무를 할 경우 이윤이 맞지 않아 대부분의 건축사사무소가 진입을 꺼리고 있는 이유에서다.
■ 문제점 뭔가
안전도검사 위탁 업무에 있어 지적되는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안전도검사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위탁 업체의 경우 현장에 나가 눈으로만 확인하고 안전도검사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어 왔다. 그 다음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위탁받은 업체의 자질 문제다. 임시적으로 장비와 인력을 갖추는 시늉을 해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위탁 업무를 지정받는 업체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공무원이 지속적으로 안전도검사 지정 업체의 기술자와 장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마지막으로 안전도검사 수수료가 현실에 맞지 않게 너무 적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재 안전도검사 대상광고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활형 간판의 경우 수수료가 2만원대로 민원인이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도검사를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라며 안전도검사 수수료가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관계자들 입장
서울시지부의 안전도검사 위탁 업무 단일화 계획에 대해 관계자들은 각기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구청 관계자들은 대부분 협회로 안전도검사가 단일화되는 걸 환영하는 분위기다. 효율적인 광고물관리를 위해서 광고물 관련 협회로 일원화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관련법상 건축사사무소가 자격요건을 갖춰 위탁지정을 요청해 올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행자부도 자치단체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행자부는 각 시도에‘결자해지’차원에서 안전도검사를 협회로 단일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J구청 관계자는“건축사사무소의 경우 관내에 있는 업체가 선정되는 만큼 협회보다 신속하게 검사업무를 처리해 주고 있다”며“지부로 단일화될 경우 안전도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옥상광고나 지주이용광고 등 대형 광고물의 경우 도면과 구조계산서의 분석 없이는 제대로 안전도검사를 할 수 없다”며“건축사사무소가 이런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 향후 전망
안전도검사 위탁 지정 업무가 각 자치구로 이양됨에 따라, 오는 7월부터는 각 자치구가 위탁 업체를 지정해 계약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구청의 경우 5월중 고시를 통해 공고를 내고, 6월중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자치구 관계자의 경우, 협회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상 일정 자격기준을 갖춘 건축사사무소의 진입을 막을 방법이 없어 시 지부의 추진방향이 관련법 개정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회의 안전도검사 단일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행자부측은 건축사보다는 업자들이 광고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협회로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세우고, 각 시도에 지침까지 내렸으나 관련법 개정까지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 구청 관계자는“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을 갖는 것은 큰 문제”라며“시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곳이 안전도검사를 맡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