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서 현수막게시대의 운영주체를 둘러싸고 다시 잡음이 일고 있다. 다른 관내 업체가 해당 자치구에 기부체납 형태로 게시대를 설치해 주면서, 일정기간 운영권을 확보했기 때문. 현수막게시대 위탁사업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상당한 금액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나 불협화음이 빈발하고 있다. 당연히 광고사업협회는 물론 민간업체들의 관심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권사업으로까지 불리는 현수막게시대 위탁과 관련 본지는 운영실태와 수익 규모·문제점, 합리적 개선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심층진단·보도한다.
현수막의 표시방법은 시·도 조례로 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정게시대에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백화점같이 유통산업발전법에 대규모 점포의 등록을 한 건물이나 연면적 1만㎡이상의 건물에도 게시시설을 설치해 현수막을 표시할 수 있다. 이처럼 현행 옥외광고물 관련법상 현수막의 표시기준이 엄격한 것만은 사실이다. 일반 시민들이 현수막을 설치하기 위해선 현수막게시대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수막이 표시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현수막게시대는 거의 모든 지자체에게는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의 경우 게시대 설치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광고사업협회 또는 민간업체에 기부체납 형태로 받고 일정기간 운영사업권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수막게시대의 운영주체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합리적인 운영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 지자체마다 운영달라
현수막게시대 운영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표시에 따른 수수료와 도로점용료 징수 여부도 다르고 표시기간도 7일·10일·15일 등으로 지자체 특성에 따르고 있다. 수익사업이란 측면에서 볼 때, 현수막게시대의 운영형태는 크게 자체관리와 위탁관리로 구별된다. 또 위탁관리의 경우 운영만 위탁을 주는 사례와 기부체납 형식의 위탁 사례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서울시=강동·영등포·서대문 구청 등 대부분의 자치구는 자체관리하고 있다. 성동·마포·금천구청 등은 민간업체에게 설치비용을 부담케 하고 일정기간 사업권을 준 다음 시설을 기부받는 형태로 위탁관리하고 있다. 기부체납에 따라 사업권을 보장해주는 계약기간은 3~5년까지 다양하며, 금천구와 마포구는 2005년 말에, 성동구청은 2006년 초에 사업권이 만료된다.
△부산시=16개 구·군에서 대부분 자체 운영한다. 하지만 최근 현수막게시대 설치예산 확보에 따른 어려움으로 민자유치를 시도하는 경우가 속속 늘고 있다. 현재 중구(3개), 동래구(2개), 해운대구(10개), 금정구(8개), 강서구(3개)에 민자유치로 현수막게시대가 설치돼 있다. 이들 자치구에서는 설치비용을 부담한 회사의 상업광고를 현수막게시대 하단 판류형으로 설치해 5년간 무상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운영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대구시=동구·북구청, 달성군은 자체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5개 구·군은 광고사업협회에 운영을 맡기고 있다. 협회가 위탁하는 현수막게시대는 상단에 판류형으로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인천시=현재 10개 구·군에서 모두 자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사업협회 인천시지부는 올해부터 현수막게시대의 위탁운영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내 현수막게시대는 270여개로 조사됐다. △경기도=16개 시·도 중 가장 많은 현수막게시대가 설치된 곳이어서 그에 따른 잡음도 많을 수밖에 없다. 수원·안산·안양시 등 도내 대부분의 시·군에서 협회에 위탁관리를 맡기고 있다. 협회 경기도지부가 운영하는 현수막게시대 수량이 1,546개로 협회 전체(2,286)의 7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것을 봐도 증명된다. 이밖에 다른 시·군·구들도 부산·인천시, 경기도 등의 운영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 정부,협회 밀어주기
행정자치부는 올해 초 업무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자부 법정단체인 협회의 시·군·구 지회에 현수막게시대를 적극 위탁하라는 지침을 16개 시·도에 내렸다. 현행 옥외광고물 관련법상 현수막게시대의 위탁에 관한 조항은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군·구 조례에 명시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시 조례에 \'현수막 지정게시대의 설치와 관리는 구청장이 한다\'(시 조례 제15조)는 조항만 있을 뿐, 자치구 조례상에는 위탁조항이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 서울시 각 자치구는 시 조례를 기준으로 현수막게시대의 운영권한이 구청장에게 있다고 해석해 자체적으로 운영방안을 결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경기도, 인천시 등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시·군·구 조례에‘시장(군수·구청장)은 현수막 지정게시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광고사업협회 등에 위탁하여 그 게시시설을 관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서울시 자치구 조례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수막의 표시방법을 시·도 조례로 정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위탁업무에 대한 사항도 시·도 조례상에 명확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안전도검사와 옥외광고업자 교육에 대한 위탁사항은 시행령(제40조, 제43조)에 정확히 표시해 논란의 여지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