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에 대해 제작업자의 전문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영세성 여부를 불문하고 또 아직 간판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그들이 충분히 제역할을 다하지 못할지라도 간판은 그들에 의해서만 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1.건축물과 간판의 도시미관적 요소 비교
건축물을 구성하는 요소 중 외벽의 형태와 색채, 조명만이 도시미관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요소들은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부터 소유주의 구상과 관련 전문가들의 충분한 사전검토에 의해 설치되고, 그 형태가 장기간 유지됨으로써 변동성이 적다고 말할 수 있다. 간판은 건축물의 액세서리이면서 그 구성 요소 전체가 도시미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건축물에 허용 가능한 간판의 수량만큼 그에 관련된 인적 주체도 많아져 복잡한 인적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그러면서도 각 점포의 영업형태나 영업상황 변화가 간판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간판의 변동성은 큰 편이다. 이같은 변동성으로 말미암아 간판의 설치관리나 규제가 쉽지 않고 건축물 자체보다 더 큰 공공성을 부여하려는 인식이 강화됐다.
2. 간판의 공공성 인식·규제강화
간판의 난립은 공공성 인식을 강화시키는 여론을 형성했고 이로 인해 규제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된다는 것은 사회적 모순도 그만큼 증가되었음을 뜻한다. 즉, 인적 주체들이 서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로 지속돼 광고주, 간판제조업자가 규제의 대상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제조업자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간판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해결은 제작업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접근방식보다 집단적인 문제로 인식,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규제대상 집단의 사회적 역할이 증대될수록 국가기관은 그 집단에 대한 육성 등 정책적 배려에 중점을 둬야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사료된다. 간판이 도시미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수록 옥외광고사업자의 집단적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연구·파악해 그에 맞는 다양한 육성정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 제작업자의 전문가 의식·자율성 부여
1) 방향성 결여 간판에 대한 공공의 비판의식이 대폭 늘어남으로써 간판제작자들은 그같은 사회적 요구를 감당할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건축물에 관련된 수많은 간판제작자들이 공통적으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간판설치·규제법규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집단화가 필요하다. 이같은 집단에서 공론화된 개념을 정립해야만 옥외광고업자의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간판제작자는 개인사업자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국가기관도 이 점을 감안해 전문가 집단으로 만들고 육성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2) 자율성 부여·사후 규제관리체계 전문가집단으로서 옥외광고업자의 공론화된 개념이 정립되면 그들에게도 내부 통제가 발생된다. 즉, 도시미관상 어떤 간판은 설치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공론이 형성되면 각 개인 제작자는 공론의 통제를 받아 설사 광고주가 원해도 광고주의 일방적인 주문을 거절하게 됨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를 유지시킴으로써 현장 적용과 가변성에 한계를 갖고 있는 규제법규를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될 것이다. 옥외광고업자의 자율성 강화는 간판에 대한 사후규제관리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이며 그에 따른 관리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후 규제관리체계는 허가(신고) 대상을 대폭 축소하면서 전문가 집단의 자율성 유지에만 시경씀으로써 행정인력 증강에 대한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인적 주체들과의 협의 조정에 따른 정책 방향을 유지하는데 효율성을 높이게 되어 한층 개선된 \'간판의 미래\'를 만들 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의 공론 정립은 현시점에서 쉽게 얻을 수 없을 것 같다. 전문가 집단의 공론에 대한 사회적 언급이 없었고 이에 대한 전문인력 또한 부족하기 때문이다.
Ⅵ. 가설과 현실 비교
1. 광고주의 기능
광고주가 우월적 주체가 돼 간판이 설치될 경우 광고제작업의 전문성과 공공성이 약해져 간판은 난립할 것이다. 간판제작자의 말을 빌리면 \"간판제작은 현실적으로 광고주의 요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도시미관을 감안하려는 전문가적인 소견은 광고주의 의사결정에 단지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문성 축적이나 연구에 관심이 퇴색될 수밖에 없고 생계유지 수단으로서의 간판 수주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불법간판이 많이 존재하는 것은 상업성을 최우선시하는 광고주들을 견제할 만한 인적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판제작자는 전문가로서 올바른 간판문화 조성을 리드하기 어렵고, 국가기관의 관리능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2. 국가기관의 기능
국가기관이 우월적 주체가 되면 규제법규는 유연성을 잃고 획일적 강제가 다발하며, 현실과의 괴리로 인해 제작업자들의 전문성 상실로 이어져 간판이 난립된다. 현재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은 사전규제관리체계다. 거의 모든 간판을 사전허가(신고)토록 함으로써 국가가 우월적 주체로서 기능하고 있다. 불법광고물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대안 제시가 부족한 상태에서 처벌규정만으로 행정업무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간판은 더 늘어나고 지역별, 개인별 특성에 따라 규제법규 적용이나 행정업무 처리에 편차가 크게 나는 등 관리의 한계점에 부딪쳐 소극적이고 획일적 관리를 양산, 전문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가 없다. 이처럼 규제법규의 강제성이 함을 발휘할 때는 다른 인적 주체의 법규수용을 더 어렵게 하고 언제나 방어자세만을 취하도록 만든다. 당연히 서로의 문제 해결과 개선점 찾기에 대한 공통된 인식도 없고 접점을 찾을 수 없게 돼 국가기관의 획일적인 기능만 강화될 뿐이다.
3. 광고제작업자의 기능
광고제작업자가 우월적 존재가 되면 이윤만을 생각하는 간판설치 기능이 득세해 공공성을 염두에 둔 사회적, 전문적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간판이 난립된다. 현재 3개의 인적 주체 중 광고제작업자의 위상은 제일 하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간판 난립에 대한 비판이 발생하면 항상 광고제작업자의 영세성을 거론하면서 원인의 주범으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Ⅶ. 결론
간판문화의 향상을 원한다면 우선 간판제작업자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간판에 대한 인적 주체로 제작업의 전문성을 육성하지 않은 상태로는 또는 제작업자들을 배제시키고는 간판문화를 언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간판이 갖는 공공성이 확대되는 것과 반비례해 제작업자 개인의 역할과 업무 영역은 축소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미관을 위해서는 간판제작업의 전문집단화와 그에 대한 역할을 확대 할 필요가 있으며 올바른 간판문화의 방향성에 대한 공론을 정립시킴으로써 전문집단의 내부적 통제 및 자율성 확보가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국가기관의 규제법규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현실과의 괴리감을 대폭 없애기 위해 사전 규제관리를 사후 규제관리로 전환시켜 규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적 주체간의 협의조정 기능을 강화시켜야 모두가 원하는 간판문화가 조기에 조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