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장사가 안되는 매장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매장을 새롭게 꾸며주는 코너로 당시 큰 인기를 누렸었다. 장사가 잘되는 매장과 장사가 안되는 매장에는 분명 다른 뭔가가 있다. 그렇다면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매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깔끔한 인테리어, 친절한 서비스, 직원들의 환한 얼굴...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매장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간판도 큰 몫을 차지한다. 간판과 익스테리어가 깔끔하고 보기 좋으면 눈길과 발길이 가게 마련. 반대로 밖에서 보기에 지저분하고 허접스런 느낌이 든다면 손님은 자연스럽게 발길을 돌린다. 영등포일대 지역방송인 한강케이블TV에서 제작·방영하는 “행복을 달아드립니다”는 매장의 얼굴인 간판을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5월 영등포 소재의 한 식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탁소, 공업사 등 5개 업체의 간판을 새롭고 깔끔하게 탈바꿈시켰다. 이 코너는 간판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을 전환시켜줌은 물론 매출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지역주민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새로운 개념의 이웃돕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처음에는 인식부족 때문에 업체선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지역민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프로그램 담당자의 설명이다. “정말 공짜로 간판을 달아주느냐”며 반신반의했던 매장주인들도 아름답고 보기 좋은 간판으로 새단장된 매장을 보고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한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간판의 개념이 새롭게 다가온다”면서 프로그램의 취지를 높이 샀다. ‘간판’으로 지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이 프로그램이 50회, 100회를 거듭하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정은 기자
- 주역 2人 미니인터뷰 -
(하영량 PD )
“간판에 대한 인식제고 앞장” “보통 영등포 하면 ‘지저분하다, 더럽다, 복잡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이런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간판이죠. ‘행복을 달아드립니다’는 지역주민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아가 깨끗한 영등포를 만들자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하영량 PD(28)가 말하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다. 지역케이블사가 가진 제한성을 역이용, 지역색을 바탕으로 지역의 발전까지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 간판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제고도 이 프로그램이 노리는 효과다. “간판은 매장의 얼굴인 동시에 도시미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그저 크게 해서 달면 그만인 것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간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 PD는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민과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방송을 대표하는 간판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강옥 시티사인디자인학원장)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 가져주길” “도시미관과 직결되면서 매장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간판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옥외광고인의 한 사람으로 ‘사명감’을 갖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강옥 시티사인디자인학원장(32)은 기획 단계부터 하 PD와 보조를 맞춰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된 5회분의 간판 디자인과 제작·시공을 시티디자인학원에서 담당했다. “건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간판, 보기 좋고 깔끔해 저절로 눈길을 끄는 간판을 통해 간판의 중요성을 일반인과 점포주 모두에게 인식시켜주고 싶습니다.” 실질적으로 간판을 디자인, 제작하면서 겪는 가장 큰 애로점은 역시 ‘재정적인 부분’. 이 원장은 “비용부담이 독창적인 간판제작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애정을 갖고 지원해 준다면 이 프로그램이 국내 간판문화, 나아가 업계에 대한 낮은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업계 관계자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