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된 담장 안에서 초하의 무더위와 씨름하며 광고디자인 공부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화제의 장소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영등포교도소(소장 김한철). 이곳 종합정예직업훈련소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그래픽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79년 개소한 이래 건축시공, 전산응용건축, 산업설비, 광고디자인 등 10개 공과로 직업훈련교육을 펼쳐온지 올해로 25년. 오늘도 재활을 위해 열심인 그곳을 찾았다. 일반 사회의 직업훈련교육 기관과 다른 점이라면 닫힌 공간에 교육생들의 복장이 푸른 수의라는 것일 뿐, 최신 컴퓨터 기종을 갖춘 강의장 시설과 교육내용은 결코 일반 교육기관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전국 교도소에서 추천을 받아 선발된 인원 30명이 컴퓨터그래픽 교육을 수강하고 있는데 곧 있을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자격 취득을 위한 대비가 한창이다. 일반 IBM PC를 사용한 교육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페이지 메이커 및 기타 디자인 전반에 관한 이론과 실기가 병행된 전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초빙강사로 실기를 담당하고 있는 장기용 교수(안양과학대)는 \"수용자들의 학습에 대한 집중도와 습득속도가 매우 빠르고, 열의가 대단하다\"며 \"특히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수용자들이 높은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사회에 복귀하며 실제 직업화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풀이했다. 직업훈련소 개소 이듬해인 80년부터 재직하고 있는 경승수 훈련실장은 \"단순한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사회발전과 궤를 같이 하는 직업훈련으로 사회에 복귀해서 실질적인 기능인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직업훈련 교육의 방향을 밝혔다. 같은 기조로 시대 조류에 맞는 기능교육을 도입, 전개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홍보의 중요성과 광고물 제작의 전망이 밝다는 데 착안해 6개월 과정의 광고도장공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분야의 기능인력이 많이 필요해짐에 따라 직업훈련 초기에는 페인트를 사용한 광고물 제작교육을 실시해 지난해 연말까지 514명의 인원이 광고도장기능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IT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지식정보산업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수용자들의 출소 후 사회적응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차원에서 컴퓨터를 활용한 전문기능인력 양성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후원으로 160여대의 컴퓨터를 구비해, 전 훈련생에 대한 기본 교양과목으로 컴퓨터사무자동화 교육이 실시되고 있고, 전산응용건축, 자동차 정비, CNC 선반 등 컴퓨터를 이용한 다수의 학과과 신설됐다. 광고도장공과도 역시 광고디자인공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디자인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컴퓨터그래픽 교과목을 편성한 것. 경 실장은 \"수용자들 대부분은 사회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었으나 이곳에서의 기능을 습득, 사회에 복귀해 창업등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5년마다 출소자를 대상으로 재범률을 조사한 결과 재활 직업훈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은 10% 미만으로 월등히 낮다\"고 직업교육의 효과를 강조했다. 경 실장은 아울러 \"직업훈련교육 이수자 중 90%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수용자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광고도장사, 컴퓨터운용기능사, 컴퓨터활용능력검정시험 등 3개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광고디자인공과 수용자들은 장식미술 분야의 기능경진대회에 출전해 서울대회에서는 30명이, 전국대회에선 12명이 입상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고. <안창희 기자>
사진설명1/ 경승수 훈련실장 사진설명2/ 직업훈련교육의 컴퓨터그래픽 교육에 높은 학습 의욕을 보이고 있는 영등포교도소 수용자들. 사진은 외부 강사의 실기학습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