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페인트식 자동차번호판 대신 선진국 등에 보편화돼 있는 ‘반사번호판’이 지난 9월부터 국내에 시범 도입됨에 따라 반사지를 공급하는 LG화학과 3M, 에이버리데니슨(이하 에이버리) 등 3사의 마케팅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사번호판이 본격 도입될 경우 안정적인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3사는 국내 반사번호판 관련 정책의 시행 시기 및 기술 수위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교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동차 전국번호판 제도와 함께 올 하반기에 반사번호판을 시범 운용, 효능을 분석하고 여론을 수렴해 연내에 반사번호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월부터 11월까지 ‘자동차 반사번호판 시범사업’을 서울 4개 구청(강남·서초·송파·강서구)과 인천 1개 차량등록사업소, 경기 4개 시(수원·안양·과천·안산) 등 9개 지역에서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반사지를 생산하는 LG화학, 3M, 에이버리 3사로부터 각각 1,000대 분량의 반사번호판을 기부받아 등록번호판 교부 대행자에게 무상 보급했다.
반사번호판은 야간 추돌사고나 뺑소니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번호판에 빛을 반사하는 반사지를 붙여 번호판의 숫자가 잘 보이도록 한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0개국 가운데 24개국이 이를 도입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반사번호판 시장을 두고 3사에서는 건교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등 치열한 정보전 및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세계 반사번호판 시장을 거의 석권한 3M에 에이버리가 도전장을 내밀고 여기에 후발주자격인 LG화학이 국내시장을 발판삼아 해외 교통반사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으로 서로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이 특히 촉각을 세우는 대목은 건교부의 기술표현 범위가 어느 수준일 것인가에 있다. 이는 각 사의 기술력 및 영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독과점 우려 등 치열한 공방전도 예상된다. 시범도입된 반사번호판의 규격은 현행 등록번호판 규격(보통 335×170㎜, 대형 440×220㎜)과 동일하고 색상은 백색바탕(반사지)에 흑색문자이다. 또 번호판 위조 및 변조를 방지하고 식별을 쉽게 하기 위해 비표(홀로그램, 키네그램)를 표시토록 했다. 반사지 공급시에 가로×세로 2.3㎝ 크기의 비표도 함께 공급, 번호판 우측 상단에 부착토록 했다. 비표는 스티커식도 가능토록 했으며 비표를 넣는 대신 음각 한글 일련번호는 표기하지 않는다.
비표인 홀로그램 표시에는 기술력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첫 시도되는 것으로 홀로그램의 외장사용시 내구성 부분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 3M과 LG화학은 국내 홀로그램 업체와 제휴, 스티커식을 적용했고 에이버리는 해외 협력사에서 열전사방식으로 반사판에 홀로그램을 일체화시킨 것을 선보였다. 건교부는 10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번호판 사용자를 대상으로 여론을 수렴, 효과 및 만족도등을 평가하고 경찰청과 협조해 현장근무자의 의견수렴, 야간 현장실태조사 등 종합검토를 거쳐 올해중 정책 시행여부를 최종결정할 계획이다.
건교부 자동차관리과 이정기 사무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일종의 로드 테스트로 평가과정에서 반사각, 휘도, 내구성의 세 가지 측면을 집중 검증할 계획”이라며 “일단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평가를 거쳐 본격 사업화할 때 스펙(기준)을 정할 것이나 아직은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