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표준 설계도면 필요성 강력 대두 ‘안전도검사’ ‘구조계산’ 기준 강화도 피해간판 대부분 불법·불량… 관리한계 노출
태풍‘매미’로 옥외광고물의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옥외광고물은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관계로 시공부터 점검, 관리까지 계획적이고 완벽하게 이뤄져야 함에도 우리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이번 태풍피해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평소 바람이 강해 타 지역보다 시공과 사후관리를 꼼꼼히 해온 제주지역이 순간최대풍속 초속 60m의 강풍에도 80여개의 간판만 파손된 것과 내륙지역의 간판이 돌출형이나 가로형 할 것없이 종잇장처럼 날려 재물파손 및 인명피해로 연결된 것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태풍을 계기로 간판 시공 및 설계에 관한 표준설계도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m 가로형 간판을 시공할 경우 위에 앵커볼트 2개, 아래 앵커볼트 1개면 안전하다고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수치에 불과”하다며 “규격 및 소재별로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표준설계도면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전도 검사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옥상간판, 광고물 상단의 높이가 지면으로부터 5m 이상이고 1면의 면적이 1제곱미터 이상인 돌출간판, 건물 4층 이상에 설치하는 가로형간판, 지면으로부터의 높이가 4m 이상인 지주이용간판 등 제한적으로 안전도검사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진해시 도시과 관계자는 “안전도검사 제외대상인 3층 이하 가로형간판에 의해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며 “안전도검사 대상광고물에 대한 재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형옥외광고물에 적용되는 구조계산 기준도 최대 풍속을 감안,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번 태풍때 파손된 간판의 상당수가 불법·불량 간판인 것으로 나타나 옥외광고물에 대한 감독과 점검상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불법 광고물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제도개선과 말뿐인 정비나 개선이 아닌 실질적인 감독과 관리가 이뤄져야 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광고사업협회는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에 옥외광고물설치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안을 넣어 행자부에 제출한 상태다.
협회 권오봉 부회장은 “명시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옥외광고물설치 안전기준이 근본적인 사전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외광고물과 관련, 재해방재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번 태풍에서 대구와 진주의 경우 사전에 현수막 게시대 점검 및 현수막 철거, 위험광고물 점검 등 사전 조치로 간판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재해방재단은 협회 지부 혹은 지회를 중심으로 관할기관과 협조가 잘 되는 몇몇 지역에서만 구성,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