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영상매체를 선언하며 지난 2002년을 전후로 속속 닻을 올렸던 지하철 동영상광고 사업들이 새로운 시장 만들기에 고전하면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광고수익만으로 막대한 투자비와 유지보수비 등을 충당해야 하는 구조에서, 광고영업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고스란히 관련 사업자들에게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흔들리는 지하철 동영상광고 시장의 현황과 주요 원인, 문제점, 해결과제 등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흔들리는 지하철 동영상광고, 돌파구는 없나 매체 인지도 향상과 효과성 검증이 업계의 과제 공공성 감안한 발주기관의 지원 프로그램도 필요
<시장현황-반납 사태, 사업공백 등으로 부정적 인식만 확산>
지하철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광고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사업권 반납 사태가 이어지고, 그로 인한 사업공백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들어 3호선 차내 LCD동영상 매체를 운영해오던 엠튜브가 영업부진과 고가의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사업권을 반납한데 이어, 5~8호선 지하철 승강장에 빔프로젝션 광고를 운영하는 오이넷도 손을 들었다.
2호선 동영상 행선안내기 사업의 경우도 뷰트로닉스의 사업권 반납 이후 장기간 사업공백 상태에 빠져 있으며, 5~8호선 지하철 노반PDP 광고를 운영하던 현승미디어도 사업권을 반납했다. 나머지 동영상광고 사업자들도 영업 부진으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업권 반납 및 사업공백 사태가 동영상광고 매체에 대해 광고주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데 있다. 동영상광고 업체의 한 관계자는 “매체 반납 사태가 이어지면서, 광고주가 동영상광고 매체에 대해 느끼는 메리트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원인-확실히 자리매김 못한 상황에서 고가의 매체료 부담>
지하철 동영상광고 시장이 고전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광고수단으로서 아직 확실한 자리매김을 못한데서 찾을 수 있다. 광고주에게 인지도가 약할 뿐더러, 일반화되지 않은 매체라는 점에서 매체영업이 순탄치 않을 수밖에 없다.
장리기획 이춘우 부장은 “한 매체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동안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비로소 하나의 독립 매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이넷 이상용 대리는 “아직까진 동영상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효과부분을 검증하지 못한 부분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막대한 투자비 및 유지보수 비용과 함께 고가의 매체사용료도 업계를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해당 광고사업은 초기 시설 구축비용만 수십억원에서 100억원대 이상 투입되는 사업이다. 당연히 업체의 위험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만만치 않은 유지보수 비용에 추가되는 고가의 매체사용료는 큰 짐이 된다.
LG애드 김현홍 부장은 “지금의 사업구도로는 지하철 동영상광고가 정상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가기 힘들다”며 “적지 않은 투자비와 유지보수 비용, 거기에 더 높은 사용료를 내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의 파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 매체의 경쟁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의견도 높다. 실제로 2002년을 전후해 지하철 공간에 유사 동영상광고 매체가 쏟아져 나왔다.
<문제점-응용기술의 해외 수출 차단, ‘즐거운 지하철’은 요원>
국내 지하철 동영상 구현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2003년 말 코모넷은 캐나다에 자사의 이동방송시스템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유무선 통합 방식을 통한 실시간 동영상 구현이라는 간단치 않은 기술을 선보인 엠튜브의 응용기술도 해외 판로만 잘 개척한다면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앞서있는 동영상 구현 기술을 해외에 수출했을 때 외화벌이는 물론 국가 신인도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도 국내 시장이 취약하다보니, 이같은 기회를 살려보지도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국내 동영상 시장의 현주소가 더욱 안타깝다는 의견이 높다.
오이넷 이상용 대리는 “해외수출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다 보니까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동영상 매체를 통해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즐거움과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순기능도 차단되게 된다. 동영상 매체는 공익성이 강한 매체라는 점에서 광고매체로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LG애드 김현홍 부장은 “엠튜브 같은 것은 지하철 내에서 하나의 방송인데, 단순한 사업논리로만 문을 닫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후 대안-“매체 인지도 향상 위한 구체적 노력 뒤따라야”>
지하철 동영상광고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우선 매체 인지도 향상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매체 인지도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효과 데이터 제공 등 마케팅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TBWA코리아 손병태 부장은 “광고주는 명확하다. 효과성이 검증된 매체에 대해 돈을 쓸 용기가 난다”며 “동영상 매체가 자리를 잡으려면 기존의 옥외광고 영업방식을 답습할 게 아니라, 효과 데이터를 제공하려는 노력 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업계의 노력 못지않게 지하철공사와 같은 발주기관의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영상광고 사업이 단순한 광고사업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LG애드 김현홍 부장은 “이같은 사업이 성공했을 때 기대되는 후방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보호하고 지원해줘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앞으로라도 발주기관이 이런 고민들을 통해 기술기반 사업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초기 시스템 구축은 매체주가, 운영 및 광고영업은 사업자가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문 미디어렙사를 통한 동영상광고의 네트워킹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부작용도 뒤따르겠지만 미디어 전략의 용이성 등을 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다양한 광고주 접촉을 위해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렙사를 통해 다양한 광고주에게 매체를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인지도 향상을 위해 (미디어렙사를)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영상 매체의 성격이 기존의 옥외매체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영업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TBWA코리아 손병태 부장은 “만일 엠튜브 매체가 옥외 쪽이 아닌 케이블과 같은 매체로 분류됐다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며 “매체 특성에 대한 정립을 다시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이넷 이상용 대리는 “기존 스틸형 광고와는 다른 영업방식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매체 특성을 살려 다양한 집행이 가능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