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조짐은 벌써 시작됐다. 그것은 색(色)이다. 유행색이 어느새 바뀌었다. 명배우도 언제까지 주인공 역할을 마냥 꿰찰 수는 없는 법이다. 거리에는 이제 상점이 넘친다. 장사가 되는 가게는 어디이고 반면에 곧 간판을 내려야 하는 가게는 또 어디인가. 되는 장사는 항상 ‘이윤(profit)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customer)을 남긴다’고 했다. 고객은 늙는다. 흐르는 세월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한 단골이란 세상에 없다. 이를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 시장분석과 판단이 들어서일까. 최근 국내 대표적 제빵업체 가운데 하나인 ‘파리바게뜨’가 대대적인 전면간판 교체에 나섰다.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줄무늬와 큼직하게 에펠탑 그림이 함께 장식됐던 종전 컨셉의 간판이 힘없이 내려지고 단순함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흰색의 브랜드 로고와 이전보다 크기가 작아져서 친숙하고 귀여운 느낌이 살아나는 오렌지색의 에펠탑, 그리고 바탕색은 종전의 파란색보다 더 감각적으로 파란색을 중화시킨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러한 전면간판 디자인 교체는 파리바게뜨 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도 함께 가세했다. 이 같은 간판 바꿔달기가 최근 들어서 유행처럼 여기저기 거리 곳곳에서 번지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시(詩) 하나가 생각나 일부를 그대로 적는다. 시를 잘 읽으면 문제의 해답이 보이기 때문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저기 저어기 가을꽃자리/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미당 서정주 시인의 ‘그리움’ 일부) 파리바게뜨의 간판 변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그 속사정을 이렇게 필자는 해석하고 싶다.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것처럼 소비자가 새롭게 바뀌면-참고로 파리바게뜨의 역사는 18년 됐다-그 전의 것은 식상한 게 당연하다. 이게 필자가 단언하는 내막의 고백이다. 브랜드는 쉽게 지우거나 버릴 수 없다. 하지만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컬러 등은 지우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감성 기호의 변화. 이를 먼저 눈치 채고 감각적으로 소비자 기분을 맞춰야 한다. 기분을 맞춤에는 어디 색만한 능수능란함이 또 있으랴.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소비자 심리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으랴. 중요한 것은 색이다. 색의 기호 변화를 눈치 채자. 그러면 장사의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소비자는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나이에 따라서 좋아하는 색이 다를 수 있다. 이 점을 명심하면 색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지혜롭고 좋은지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상권과 입지를 놓고서 유동인구의 면면을 잘 관찰하라. 화장에서, 패션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변화를 눈 여겨 주시하고 유행색을 메모하라. 여성 공략 업종이라면 여성이 새롭게 자주 쓰는 색으로 남성 공략 업종이라면 남성이 새롭게 쓰는 색이 무엇인지 찾아서 간판이나 실내분위기에 그대로 컬러 마케팅으로 적용하라. 밝은 곳에서는 밝고 경쾌한 색상이 눈에 들고, 어두운 골목길에서는 우울한 색상이 우울해진 소비자의 기분을 달래줄 수 있는 컬러가 된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주변 가게의 색상과 동일하면 주목효과가 별로라는 점. 이건 상식이다. 간판의 색상과 디자인을 언제 바꿔야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가게의 컬러가 소비자로부터 ‘식상해졌다’는 평판이 나돌 때가 최고 적기다. 너무 컬러풀하게 가게를 치장하면 젊은 감각의 소비자부터 환영을 받지만 유행색이 바뀌면 금새 외면당할 수 있다. 그래서 관련 업종의 장사는 자주 유행색을 살펴 변신해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특정한 고객을 상대하거나, 패션 관련 사업, 주류 취급 업종은 유행색이 빠른 게 특징이다. 따라서 이를 적절하게 수용해야 하는데 이는 먼저 색상의 변화 시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이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를 공략해야 되는 장사라면 편안함과 익숙한 자연친화 톤의 컬러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색은 장사하는 업종에 따라서 소비자의 감성 기호가 활발할지, 이제는 지쳤는지 잘 판단해서 주목효과와 더불어 세련미와 신뢰감이 뛰어난 유행색을 먼저 발굴하고 사용하는 것이 단연 최고다. 장사가 되는 가게가 있다면 왜 저 색을 간판의 색상과 인테리어 등에서 쓰고 있는지 진지한 자세로 연구해 볼일이다. <심상훈/작은가게창업연구소장> www.minisaup.com 02-572-8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