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골판지 제조·가공업체인 태림포장이 골판지 POP시장에 진출키로 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골판지 POP시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90년대 초반 시장이 개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초기시장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시장의 개척자이면서 대표적인 골판지POP제작업체인 ‘인테러뱅 머천다이징’ 최상현 사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국내 골판지 POP시장의 현황을 살펴보는 지면을 꾸몄다. <이정은 기자>
14년 역사 불구 아직 초기시장 단계 POP시장의 정형화·고착화가 주원인
<92년 조립식 상품진열대 첫 등장> 국내 골판지 POP시장은 지난 92년 골판지를 이용한 조립식 상품진열대가 처음 등장하면서 개화했다. POP전문업체 ‘인테러뱅 머천다이징’이 월트디즈니의 비디오테이프 상품진열대를 골판지로 제작한 것이 시작이다.
골판지 상품진열대가 처음 등장한 이후 올해로 벌써 14년째 접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시장의 포문을 연 인테러뱅 머천다이징이 지금까지도 이 시장을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업체라는 점은 국내시장의 규모와 발전양상을 단적으로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짧은 역사지만, 14년이라는 세월에 비해 성장률은 정체상태에 있다시피 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이다.
이렇게 시장이 정체상태를 지속해 온데는 국내 POP시장이 정형화·고착화된 특성에 따른 바 크다. 아크릴, 철재 등 기존소재에 대한 인식이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어 종이(골판지)로 진열대나 디스플레이를 만든다는 새로운 개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 몇십개, 몇백개 단위의 소량다품종화라는 아이템의 특성도 시장한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나마 외국계 기업이 하나둘씩 국내에서도 이런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하면서 미약하지만 시장이 성장해 갈 수 있었다.
<시장 걸음마 단계… 연간규모 30억원 추산>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시장 규모는 연간 30억원 가량으로, 시장 자체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품목별로는 도서, DVD·음반, 식료품 등의 상품진열대가 전체의 9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도서, DVD·음반 등의 진열에 주로 사용되다 IMF를 전후해 유통업계가 대형할인마트 위주로 재편되면서 각종 카운터 스탠디, 식음료 진열대로도 활발하게 접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품 스탠디나 영화홍보용 스탠디 등 스탠디 시장은 나머지 5% 정도에 불과하다. 영화홍보용 스탠디의 경우 예전보다 수량이 크게 늘기는 했지만 정작 국내에서 제작되는 물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멀티플렉스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수량이 한정된 데다 대부분이 외국에서 제작돼 영화배급과 함께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 99년 쉬리를 기점으로 한국영화에도 스탠디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물량이 한정돼 있다. 지난해의 경우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초대박 작품에 한해서만 스탠디가 제작될 정도였다는 게 인테러뱅 머천다이징 최상현 사장의 전언이다.
하나당 가격은 크기와 발주물량, 그리고 얼마나 입체적이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심하다. 몇십만원에서 백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골판지업계 리딩업체 진출, 활성화 초석될까>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시장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POP시장은 커지기 마련인데다 골판지라는 소재가 정형화된 국내시장에 유연성을 불어넣어 줄 많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골판지를 활용한 POP는 플라스틱이나 아크릴 등 기타소재로 제작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취급이나 운반이 용이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한 환경친화적이라는 제품이라는 데 매력이 있다. 종이가 갖는 유연성을 활용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도 골판지 POP가 갖는 장점이다.
10여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초기시장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시장에 골판지업계 리딩업체인 태림포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어느 산업, 업계나 마찬가지로 앞선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시장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테러뱅 머천다이징 최상현 사장은 “태림포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볼 일이지만 리딩업체로서 시장의 파이를 키워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템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시장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