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조합의 단체수의계약이 폐지되면서 중소기업들간 경쟁제도가 본격화됐다. 그동안 우리 옥외광고업계를 비롯한 영세업종의 중소업체들은 단체수의계약제도하에서 조합을 통해 안정적인 수주망을 확보해왔다. 조합의 주수익원도 단체수의계약 중개 수수료였고, 따라서 단체수의계약이 조합의 존립근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단체수의계약이 폐지되고 중소업체간 경쟁제도가 도입되면서 각 조합과 해당 분야 업체들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옥외광고 업계도 제도 변화와 이에 따른 조합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폐지되고 대신 새로 도입되는 공공구매제도의 핵심 내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신공공구매제도 핵심은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는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정한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제품 구매를 확대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총칭한다. 공공구매제도의 핵심은 크게 ‘중소기업간 경쟁제도’, ‘계약이행능력심사제도’, ‘공사용자재 직접(분리)구매제도’, ‘중소기업제품 구매목표비율제도’, ‘직접생산확인제도’ 등으로 구성된다.
△중소기업간 경쟁제도= 말 그대로 경쟁 제품을 생산하는 각 중소업체들이 해당물품 입찰에 직접 참여해 경쟁하는 제도를 말한다. 단체수의계약이 조합원간 ‘나눠먹기식’ 배분으로 입찰이 이루어지는데 반해 경쟁체제하에서 각 업체는 기업 신용평가, 입찰가격 등 계약이행 능력에 대한 심사를 통해 낙찰과 탈락의 경쟁을 벌이게 된다.
△계약이행능력심사제도= 치열한 수주경쟁과 이에 따른 가격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업체간 경쟁입찰시 최저가 낙찰제를 배제하고 일정한 가격을 보전하기 위해 낙찰 하한율을 85%로 정한 것이다. 심사기준은 납품이행능력, 입찰가격, 신인도 및 결격사유를 평가한다. 지난해까지는 서류심사를 원칙으로 했으나 올 1월 1일부터는 공공구매정보망을 활용해 심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공사용자재 직접(분리)구매제도= 공공기관이 공사 발주시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 중 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을 분리해 발주한 후 중소기업으로부터 직접 구매해 공사계약자에게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대상 공사의 범위는 일반공사는 20억원 이상, 전기·통신·소방시설공사 등 전문공사는 3억원 이상에 대해 적용한다. 단, 해당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의 추정가격은 3,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직접생산확인제도= 경쟁입찰에서 낙찰받은 업체가 하청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공공구매 계약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직접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받아 공공구매 정보망에 등록해야 한다.
확인 대상은 중기간 경쟁입찰 결과 낙찰자로 결정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자 또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1,000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할 경우 계약상대자로 경쟁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자이며 공공구매 정보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간판, 안내판, 현수막(배너 포함), 전시대 등 광고물조합과 관련된 4가지 중기간 경쟁품목의 경우 직접생산임을 확인받는 시설로 실사출력기, 커팅기, 용접기, 콤프레셔, 작업차량 등 5가지를 정해놓고 있다.
△규모별 경쟁제도= 영세기업의 판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중기업·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3단계로 입찰참여 범위를 구분해 품목별로 참여할 수 있는 최저한도 범위를 설정한다. 설정된 범위에 따라 하위등급 기업은 상위등급 규모의 입찰 참여는 허용하지만 상위등급 기업은 하위등급 규모의 입찰 참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광고물조합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조합 경쟁입찰 참여 어떻게 이루어지나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은 개개의 중소기업과 조합을 그 참여대상으로 한다. 이 제도하에서 조합은 각 기업과 동등하게 입찰에서 경쟁하게 된다. 단, 조합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단독으로 참여할 수 없으며 1~2개 이상의 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조합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그 자격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우선 ▲해당 품목에 적격조합이 2개 이상 존재 ▲조합원의 수가 해당품목을 생산하는 전체 중소기업 수의 50% 이하 ▲해당품목의 시장에서 조합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적격조합의 충족여건으로는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직접생산 확인을 받은 중소기업으로 구성 ▲경쟁제품의 품질관리 및 사후관리 기준을 마련·운영 ▲공공구매 업무교육을 연간 10시간 이상 이수한 상근임직원 2명 이상을 보유할 것 ▲정관에 조합의 중소기업간 경쟁입찰 참여를 명시할 것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조건들 중 특히 ‘해당 품목의 시장에서 조합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50% 이하’ 조항은 조합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 현재 대부분 조합이 해당품목의 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적으로 제한규정을 피해가려면 조합을 2~3개로 쪼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합이 경쟁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신용평가에서 가산점이 붙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영세한 기업이 조합과 함께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신용평가 점수를 올릴 수 있게 된다.
◆조합 세포분열 예상… 복수조합 등장 조짐
중소기업조합이 경쟁입찰에 참여할 때는 ‘해당 품목에 적격조합이 2개 이상 존재해야 한다’는 조항과 ‘해당 품목의 시장에서 조합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50% 이하여야 한다’는 조항 등으로 인해 조합의 세포분열이 예상된다.
이미 금속가구조합에서 학교용금속가구조합이 파생되었고, 감시기기조합도 CCTV조합과 둘로 나뉘었으며, 알루미늄조합에서 알루미늄압출조합이 파생되는 등 기존의 한 품목분야에서 2개 이상의 조합이 생기는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새로운 공공구매시장에 참여하려면 복수의 조합이 필요하고 또 기존 조합 운영에서 소외된 조합원들의 이탈도 예상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물제작공업협동조합의 분화 가능성은?
광고물조합의 경우 아직까지는 분화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연합회 이하 각 지방조합들은 직접생산 조건을 확인중이며 약 600개 회원사 중 200여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13개 조합 중 현재 적격조합으로 확인된 조합은 부산조합, 강원조합이며 공공구매정보망에 등록을 진행중이다.
또한 4월 중으로 울산경남조합과 대구조합이 적격 조합으로 확인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수주물량을 확보했던 서울시조합의 경우 불투명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월 23일 열린 서울시조합 정기총회에서는 정족수 미달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에는 직접생산이 확인된 업체가 20%에도 못미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