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제5특별부(부장판사 조용호)는 지난 3월 16일 K사 등 야립광고물 운영업체 3개사가 전국 50개 지자체장들을 상대로 제기한 철거명령 집행정지 항고신청을 인용,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중인 이 사건의 본안소송 판결 선고때까지 철거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재판부는 가처분 결정문에서 “이 사건 처분(철거명령 집행)으로 인하여 신청인들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고, 달리 그 효력정지로 인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인용 배경을 밝혔다.
이번 항고신청 사건에 포함된 대상 광고물은 K사 등 3개사의 야립광고물 125기다.
이에 따라 법의 시한 만료를 이유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일제히 광고면 제거 및 구조물 해체가 진행되던 야립광고물 철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광고물행정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야립광고물의 설치근거가 돼온 특별법의 시한이 지난해 말 만료되자 해당 광고물을 전량 철거하기로 하였으며 광고물 운영업체들이 자진철거에 불응하자 전국 지자체들을 통해 철거명령을 내리고 한편으로는 강제철거 대집행도 추진해 왔다.
운영업체들은 이에 대해 행정법원과 지방법원 등에 철거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해왔으나 가처분 신청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오히려 정부의 강제철거의 정당성만을 주는 셈이 됐었다.
운영업체들은 가처분신청 기각에 불복, 상급법원에 항고를 해 현재 항고심이 진행중에 있고 일부 광고물들에 대해서는 아직 1심인 가처분 심리가 진행중에 있다. 따라서 서울고법의 이번 항고신청 인용 결정이 이들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부는 또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와 업체들간 법적 다툼을 예의주시해도 업계는 일단 정부가 서울고법의 결정에 불복, 대법원에 재항고를 할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정부의 야립광고물 철거계획과 일정에는 일단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야립광고물 철거를 둘러싼 법적 공방 사이에서 옥외광고업계 전체가 화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정부와 해당 업체들이 소송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옥외대행사 관계자는 “얼룩으로 찌든 백판이나 앙상한 철골뼈대만 남은 야립광고물들이 광고주와 일반 국민들의 옥외광고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면서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와 해당업체들이 법으로만 맞설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빨리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