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신축건물 주변에 조형물 대신 경관조명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명업계 및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연면적 1만㎡ 이상 신축건물의 경우 총 건축비 중 100분의 1 이하 1천분의 1 이상을 반드시 조형물 등 미적 장식물에 할애해야 된다고 현행법상 명시돼 있지만, 법 규정만 지키는데 급급하고 건축물 및 주변 환경과 조화롭지 못한 조형물들이 세워지면서 미관을 살리려고 설치한 조형물들이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명전문가들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이 장소만 차지하는 것보다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조성하는 데 더 효과적이므로 경관조명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명업계도 법안 제정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디라이트 국내영업팀 박종근씨는 “경관조명은 조형물보다 시각적 효과가 더 좋으면서 하나의 예술작품이므로 아름다운 도시미관 조성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광테크 이한경 실장은 “야간의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조명이며 특히 경관조명이 도시경관의 중요한 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관련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법안이 마련되면 업계도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관조명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아름다운 외관 형성과 홍보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건물주나 입주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추세와 맞물려 신축건물에 경관조명 설치를 권장하는 지자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는 2003년부터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인 아파트와 판매시설, 숙박시설 등 다중이용 건축물에 대한 건축심의 때 경관조명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건물 전체 골조를 완성하기 전 경관조명 계획을 세워 심의를 받도록 했으나 올해는 1층 골조공사를 마치기 전까지 심의를 거치도록 한층 기준을 강화했다. 현재 경관조명 심의를 마친 20여개 아파트 단지가 야간 조명을 밝히고 있다.
특히 올해 분양에 들어간 강서구 명지주거단지와 기장군 정관신도시, 사직 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를 비롯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과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에 건립 중인 지상 107층 규모의 부산롯데월드,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101층짜리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 부산국제영화제 전용상영관 두레라움 등 부산의 랜드마크 건물들도 심의를 거쳐 화려한 경관조명이 설치될 예정이다.
대전시 대덕구도 최근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건물에 대한 야간 경관조명 설치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우선 국도 17호선과 신탄진로, 한밭대로, 계족로변에 신축하는 3층 이상 건축물(연면적 660㎡이상) 등을 대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관조명을 심의하는 전담기구를 두고 색채 및 경관조명 계획을 세우는 등 전문적인 심의가 이뤄져야 하며, 개별 건물 단위가 아닌 주변 건물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조형물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조명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현행법 전면 개정이 불가하다면 건물주가 조형물이나 경관조명 중 하나를 택해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법안이라도 제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경관조명 설치비를 건축비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등 관련법 마련을 위해서는 탁상에서만 논의가 이뤄질 것이 아니라 조명업계 및 유관 협회·단체들이 적극 나서 관련 사항들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한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