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광고시장이 오랫동안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있은 입찰에서 유찰사태가 잇따르며 매체 수주전에서도 거품이 빠지는 기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지하철 광고의 입찰을 들여다보면 ‘거품붕괴 현상’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상대적으로 광고주의 선호도가 높은 1기 지하철 입찰에서도 유찰이 속출하고 있고 호선별 양극화 현상의 가중으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2기 지하철은 전 매체에 걸친 유찰사태로 총체적인 광고 공백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메트로가 지난해 말 미디어렙 방식으로 입찰에 부친 4호선 광고사업권은 2차례의 유찰을 거듭한 끝에 기본금액이 하향조정 되고서야 비로소 주인을 찾았고, 지난 6월 19일 치러진 지하철 3호선 통합 입찰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예가미만으로 유찰돼 재입찰에 부쳐졌다.
코레일애드컴이 지난 5월 입찰에 부친 4호선 전동차 내부광고 사업권 역시 고가에 낙찰 받은 인풍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재입찰에 부쳐졌지만 결국 유찰돼 발주처와 업계의 시각 차이만 재확인했다.
2기 지하철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도시철도공사는 S-비즈 프로젝트의 철회에 따라 올해 초부터 매체별, 호선별로 사업자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입찰 자체가 성립되지 않거나 예가와의 큰 차이로 유찰되면서 총체적인 광고 공백기를 맞고 있다.
지난 3월에 있은 지하철 5~8호선 단기단위 광고 입찰과 지난 5월에 있은 6·7호선 북단 차내광고를 비롯한 7건의 광고매체 입찰 모두 2차례에 걸쳐 진행됐음에도 단 한 건도 낙찰이 성립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최근의 이같은 현상은 매체사들이 과거와 달리 무리수를 두는 입찰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 그간 업계의 과열 수주경쟁이 거품을 만들어 지하철 광고시장에 대한 광고주 외면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그리고 광고권을 따낸 업체들이 피멍이 들고 일부는 회복불능 상태에 빠지는 폐해를 경험한 입장인 만큼 매체사들이 과거와 달리 과도한 고가투찰을 지양하면서 매체 수주전의 거품이 확연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 매체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우리 회사에서도 ‘지르지 말자’가 모토”라는 우스갯소리로 최근 업계의 현실을 들려줬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그동안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기 때문에 무리하게 가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업체들 스스로가 냉정한 분석 위에서 매체 수주전에 참여하는 합리적인 입찰관행을 만들어 가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