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있은 지하철 3호선 입찰이 유찰에 유찰을 거듭하는 등 매체 확보전에서 거품이 빠지는 기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붕괴위기에 처한 지하철광고 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지하철광고는 1·2기 지하철, 수도권 전철 할 것이 없이 전 노선에 걸쳐 광고사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유찰사태가 잇따르며 지난 수년째 제기됐던 붕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동안의 업체간 과당경쟁이 지금의 사태를 불렀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는 한편에서는 시장발전이나 환경개선을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수익에만 급급해 온 발주처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고사 위기에 처한 지하철광고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키를 쥐고 있는 발주처의 근본적인 인식전환과 대책마련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공통된 목소리다.
J사 관계자는 “한때 ‘교통광고의 꽃’으로 불리며 옥외광고 업계의 주력매체로 각광받던 지하철광고가 이 지경에까지 온데는 물론 일차적으로 업계의 책임이 크지만 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수익에만 급급해 온 발주처의 탓도 크다”며 “하락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나 어려운 시장상황에 대한 고려 없는 무분별한 매체 개발과 최고가 입찰이 시장을 고사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성토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거품이 확연히 빠지는 최근의 입찰 상황이 반증하듯이 수년전과 달리 이제는 지하철광고의 문제를 매체사간 과당경쟁의 탓으로만 돌릴 상황이 아니다”라며 “고사 직전의 위기 상황에 처한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키를 쥐고 있는 발주처의 인식전환과 대책마련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발주처가 시장이 처한 심각한 상황을 직시하고 지금껏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장 회생의 전제조건으로 어려운 지하철광고경기를 감안한 예가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사의 관계자는 “최고가 입찰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열악한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에 연연해 예가를 너무 높게 산정하는 것이 문제”라며 “단기간의 수익에 급급할 게 아니라 조금 가져가더라도 일단은 시장이 움직이고 매체사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K사 관계자도 “3호선 유찰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서울메트로가 3년전 금액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50억원이라는 낙찰가는 그 당시로서도 부담스러운 금액이었고 지금은 상황이 훨씬 나빠져 지하철 개통 이래 최악이라고 할 만큼 어려운데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가를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락한 매체가치를 높이기 위한 역사 및 매체환경 개선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지하철은 시장성 검증이나 기존 매체에 대한 고려 없이 매체를 무분별하게 개발한데다 각종 상가와 잡상인들로 역사내 환경이 매우 열악해진 상황으로 이는 광고주의 이탈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거는 매체 따로, 특허다 뭐다 해서 수의계약으로 주는 매체 따로, 이런 식으로 수익만을 생각한 채 무분별하게 매체를 계속 늘려 시장에 부담을 가중시켰다”면서 “사장된 매체나 노후화된 매체는 과감하게 교체하거나 철거하고 신매체를 개발하는 등의 매체개선과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승역 등을 보면 발주처의 허가를 받고 영업하는 상인부터 잡상인까지 흡사 시장을 방불케 한다. 이것이 매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대형·고급 광고주의 이탈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익만 생각할 게 아니라 매체가치를 높이고 떠난 광고주를 불러들일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