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강력한 현수막 규제정책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지자체들이 앞다퉈 출력물에 대한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실사출력 업계에 고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사출력업계의 현재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내우외환’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 과당경쟁과 단가하락이라는 ‘내우’에 시달려오던 터에 정부의 강력한 출력물 규제정책이라는 ‘외환’에 맞딱뜨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실사출력업계는 올 초부터 이중 삼중의 악재로 고전해 왔다.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래핑광고 규제완화가 물거품이 되고 대형 출력업체들의 중요 수요처인 야립광고물마저 한순간에 쑥대밭이 되는 등 근래 들어 좋은 소식이 일체 없었다. 지자체의 규제와 단속 움직임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 나온 서울시의 강력한 광고물 규제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운 실사출력업계에 결정타가 되고 있다.
수도이자 대표 지자체로서 지니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서울시의 이같은 광고물 규제정책이 여타 지자체에 미칠 파급효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현수막이 중점 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실사출력업계 가운데서도 현수막 업종의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수막은 현행법상 대부분이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음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며 공공연하게 쓰여 왔다. 현수막출력을 주로 하는 업체들이 실사출력 업계의 대다수를 차지할 만큼 현수막은 현재 옥외광고 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현수막을 내거는 이들이 없어지면 사실상 실사출력업계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수막 장비 1~2대로 일반적인 점포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온 생활형 현수막업체의 타격이 특히 심각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사출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단가 하락과 과당경쟁으로 어려운데 규제강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며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들려줬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사출력업계가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옥외광고협회는 오랜 내홍과 집행부의 무능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지 오래고 실사출력협회 역시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름다운 광고물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와 대의명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업계 입장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정책에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는 것 같다. 산업적인 측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채널사인과 LED업계는 출력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로 어느 정도의 상대적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광고물 전체에 대한 규제가 확산되고 있어 엄청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자체의 LED채널사인 선호 추세가 두드러지고 일부에서는 천 현수막의 대안으로 LED전자현수막이 부각되는 등 변화를 감지할 만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LED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자원부가 기존 광원을 LED로 대체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고 지자체나 일반 매장에서 채널사인을 선호하는 경우가 크게 늘면서 매출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이번 현수막 규제정책에 따라 LED업계는 어느 정도의 수혜가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LED업계는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천 현수막의 대안으로 LED전자현수막을 시범설치하고 있는 것과 관련, LED전자현수막이 새로운 홍보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ED전자현수막이 천 현수막의 대안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 LED시장의 큰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
채널사인 업계의 경우도 역시 현수막 등 출력물의 쇠퇴가 가져올 채널사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채널사인의 단가가 이미 하락세로 접어든 점을 감안할 때 양적인 증가만 있을 뿐 질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