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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최 병 렬
행자부 추진 일반법은 무늬만 일반법… 국회 통과도 불투명
야립공백 피해 예상보다 훨씬 심각… 업계 힘모아 이번 정기국회서 결실 거둬야
●업계 피해 최악
야립광고물의 새로운 설치근거를 담은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이하 ‘관련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2월과 4월, 6월 임시국회에서 연거푸 실패한데 이어 이번 가을 정기국회에서도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의 입장에서는 통과가 된다 한들 자신들의 몫이어야 할 노른자위 사업을 정부 산하단체가 독식하게 되는 것이어서 반가울 일도 아니지만, 대체근거 마련으로 야립광고물이 이 땅에서 완전히 소멸하는 사태만은 면하기를 바라고 있기에 그 심정은 더욱 절박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에 새 제도를 완비해 7월부터는 야립광고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던 행자부의 호언은 이미 공염불이 된지 오래고 야립공백 상태는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야립의 공백으로 인한 업계의 피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될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피해는 야립업체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선도매체가 죽으면 다른 모든 매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단이 현실로 나타나 버스, 지하철, 옥상, 전광판 할 것 없이 모든 매체로 확산되고 있다. 매체 뿐 아니라 광고물을 만드는 제작업자, 유지보수 관리업자, 출력업자, 소자재 생산 및 유통업자 등도 도미노 피해에서 예외가 아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반법이든 특별법이든 형식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야립광고물을 빨리 복원시키는 길만이 능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일반법에 대한 환상
늦었지만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업계가 일반법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특별법 입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업계가 기대해온 일반법 야립이란 관련법에 야립의 설치 기준을 정해서 누구나 이 기준을 충족시키면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환상이었다. 행자부와 손봉숙 의원이 실제 추진중인 방안은 이와는 전혀 딴판이다. 무늬는 일반법일지 몰라도 그 안에 새로 담기는 내용을 보면 전혀 일반적이지 않다. 일반 사업자는 완전 배제시키고 정부 산하단체에만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사실상의 정부독점 특례법이다.
행자부와 손의원은 일반법 광고물과의 형평성 문제, 소수업체의 독과점 문제 등을 근거로 특별법에 의한 야립을 신랄히 비판해 왔다. 더 이상 ‘특별한 광고물’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추진중인 방안은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소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더 심화시키고 있다. 기존 법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조항을 둠으로써 같은 일반법 안에 설치기준이 전혀 다른 특례광고물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특별법에 의한 ‘특별한 광고물’을 일반법에 의한 ‘특별한 광고물’로 바꾸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때문에 이대로 될 경우 특별법에 의한 형평성 논란은 사그라들지 몰라도 일반법에 의한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별법에 의한 차별은 안되고 같은 일반법에 의한 차별은 괜찮은 것이냐는 문제가 당장 제기될 것이다.
독과점 폐해 주장은 더하다. 특별법 체계에서는 복수의 민간 사업자가 경쟁과정을 통해 사업을 영위했다. 소수가 독점을 했다고는 해도 지금까지 참여한 사업자가 30개를 넘었다. 그런데 개정안은 행자부 산하단체 한 곳에만 사업권을 몰아주도록 돼 있다. ‘단서조항에 의한 옥외광고 사업은 한국옥외광고진흥센터가 수행한다’고 법문에 못을 박고 있다. 사업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당한 채 센터의 사업 독식을 지켜봐야 하는 업계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개악일 뿐이다.
옥외광고 사업은 민간의 영역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정부나 산하단체가 옥외광고 사업을 수행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민간의 사업 독과점을 비판하던 행자부는 없는 산하기구까지 새로 만들어 옥외광고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노른자위로 꼽히는 사업을 독차지하려 하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방안이 처음 공표됐을때 업계는 국회에 진정을 하는 등 강력히 저항했다. 그러나 정부에 맞서기에 역부족인데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설치 근거가 마련돼 야립의 명맥이 유지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저항을 포기한 채 추이를 관망해왔다.
●대행사협회 행동으로 나설 때
그러나 이제는 계속 관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같다. 야립의 공백으로 인한 업계 전체의 피해가 너무도 심각하고 대체근거가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야립의 영구실종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행자부와 손 의원이 추진하는 것 말고도 야립광고물과 관련한 법안 4개가 발의돼 있다. 모두 특별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업계가 바라던 일반법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일반법 형태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야립은 구조적으로 특별한 광고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별법 체계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특별법 형태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 때문에 한때 특별법 형태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들은 개선하고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 독과점이 문제라면 참여폭을 넓히면 되고, 사업자 선정과정이 문제이면 투명하고 공개적인 방식을 도입하면 될 것이다. 아무도 못하는 것보다는 수십개의 사업체가 단 몇 개씩이라도 우량매체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낫다.
목마른 자가 샘파는 법이다. 정부나 정치권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업계가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나서서 야립광고물을 복원시켜야 한다. 그 역할은 업계 공통의 이익단체인 협회가 맡아야 한다. 협회가 몇 개씩이나 있는데도 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 대해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면 이게 말이 될 일인가.
협회 가운데서도 특히 대행사협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행사협회의 경우 행자부로부터 법인 인가를 못받아 적극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이젠 생각을 바꿔야 한다. 행자부는 신청서 접수 반년이 다 돼가도록 처리도 안해주고 반려도 않고 있다. 야립광고물 문제와 결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기관의 권한 남용이자 횡포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국민은 정당한 행정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당당히 따지고 정당한 업무처리가 아니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단법인 등록에 목을 맬 이유도 없다. 등록을 안해주면 법정단체 아닌 임의단체로 활동하면 그만이다. 언제까지 행자부 눈치만 살피며 당면한 현안들을 외면할 것인가.
올해의 마지막 회기인 정기국회가 열려 있다. 업계가 합심하고 힘을 모아 이번 회기중에 야립광고물 복원이라는 결실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만 옥외광고업에 미래와 희망이 유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