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거리의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100억여원을 들여 추진한 도심상가 간판 교체사업이 ‘혈세만 날린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간판을 교체했던 업주 상당수가 “주변상가와 식별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1~2년도 안 돼 다시 간판을 바꿔 버린 것.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3년 11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종로 1~6가와 청계천 주변 3,600여개 업소의 간판이 새 모델로 교체됐다. 간판 교체에는 상점 한 곳당 200만~500만원씩 총 105억5,000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상당수 업주들이 “불량품이 많고 주변상가와 식별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서울시 예산으로 교체한 간판을 자비로 다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청계천 인근에서 공구상점을 운영 중인 A씨(51)는 서울시로부터 400만원을 지원받아 교체한 간판을 한 달도 안 돼 자기 돈 150만원을 들여 바꿔 달았다.
또 2005년 서울시 예산으로 간판을 교체한 조명상점 주인 B씨(54)도 간판 교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의 전등이 고장나 버려 자비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상인들은 “간판이 주변 상점과 구별이 안 돼 찾기 힘들다는 손님들의 불평이 많아 가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간판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